한국전력 발전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의 충남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소병원 제2발전처 발전2부 차장(47)은 한 달 평균 58시간을 일한다. 4조3교대여서 법적으로 정해진 주 42시간보다 16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것. 다른 직원들이 휴가나 교육 등으로 빠지면 그 자리를 채우기 때문이다. 소 차장은 “추가 근무수당을 받지만 자기계발이나 여가 생활을 하는 데 쓰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동서발전은 이 같은 비효율을 기존 인력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개선한 데 힘입어 신입사원 59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직원을 선발한 공공기관은 있지만 근로시간 조정으로 고용을 늘린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사례는 동서발전이 처음이다.
동서발전에서 교대근무 하는 직원은 발전소 운전원 654명으로, 전체 직원의 31.8%를 차지한다. 이들이 1인당 월평균 16시간 초과근무를 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인력을 뽑는 것이다.
신규 인력 채용에는 초과근무수당을 재원으로 쓰기 때문에 추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당초 올해 145명을 채용하기로 계획한 동서발전의 채용 규모도 총 204명으로 40%가량 늘어나게 됐다.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사진)은 “교대 근무자의 열악한 근로 조건을 개선하고 추가 일자리도 만들어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이런 일자리 나누기 방식이 다른 공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잡 셰어링을 통해 추가로 뽑는 59명은 전원 정규직으로 발전소 운전 및 정비 관련 분야에 배치될 예정이다. 25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동서발전 홈페이지(www.ewp.co.kr)에서 서류를 접수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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