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편안한 E300 vs 역동적인 E220…'두 얼굴'의 벤츠

입력 2013-09-24 06:59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 VS “젊어지려는 시도가 좋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지 한 달째. 소비자들의 의견은 아직도 이렇게 엇갈린다.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디자인이 너무 튄다. BMW를 닮아가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이에 비해 “중후한 이미지를 벗고 세련미를 더했다. 벤츠는 여전히 벤츠다”라는 호평도 나온다. 예전의 모습이 남은 E300 엘레강스와 완전히 변신한 E220 CDI 아방가르드를 시승해봤다. 7000만원대 가솔린 모델인 E300과 6000만원대 디젤 모델인 E220은 단순 비교 대상이 아니지만, 두 차종을 맞붙였다. 벤츠의 경쟁 상대는 벤츠밖에 없으니까.

○두 얼굴의 매력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9세대 페이스 리프트다. 외관은 각진 모범생 스타일에서 날렵하고 세련된 개성을 지닌 독창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아방가르드와 엘레강스가 전혀 다른 앞모습을 갖고 있다. 엔진뿐만 아니라 외형 디자인도 스타일에 맞게 고를 수 있게 된 셈이다. 엘레강스는 기존대로 동그란 세 꼭지 별 엠블럼이 보닛 위에 세워져 있다. 아방가르드는 세 꼭지 별이 라디에이터 그릴 한가운데 장식되고 양쪽으로 날개처럼 두 줄이 그려져 있다. 엘레강스보다 역동적인 모습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와 일체형으로 바뀌었다. 그릴은 각진 테두리가 부드럽게 다듬어졌다. 측면 디자인도 날렵해졌다. 이전 모델이 뒷바퀴 부분을 볼록하게 강조해 볼륨감을 줬다면 새 모델은 옆면에 직선으로 이어진 캐릭터 라인을 그려 날씬하게 보이도록 했다. 헤드램프는 HID 램프와 LED(발광다이오드) 램프가 하나로 합쳐졌다. 리어램프의 시그널 램프와 브레이크 램프에도 LED를 적용했다. 뒷범퍼 아래 배기구에도 듀얼 크롬 머플러 탭을 달아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실내에서 바뀐 부분은 계기판이다. 기존 평면 스타일에서 3개의 실린더 타입으로 바꿔 입체감이 느껴진다. 센터페시아에 사각형의 아날로그 시계를 넣어 클래식함을 더했다. 전체 인테리어 색깔은 블랙과 우드(나무색), 베이지로 배합했다.

○부드러움과 강함의 공존

E300은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반면 E220 CDI는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E300은 배기량 3498㏄, V형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252마력이 6500rpm에서 발휘되고 최대토크는 34.7㎏·m(3500~4500rpm)이다. 7G 트로닉 플러스 자동 7단 변속기가 장착돼 변속감이 부드럽고 좋다.

복합연비는 10.3㎞/L로 기존 모델보다 10%가량 개선됐다. 시동을 걸 때도 차량의 떨림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정지했을 때 자동으로 시동이 꺼졌다 켜지는 스탑앤드고 기능이 작동할 때도 불편함이 없다. 정숙성이 좋다보니 스포티함은 떨어진다. 가속성능과 핸들링은 다소 밋밋하다. 강하고 빠르게 치고 나가기보다는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움직인다.

E220 CDI 아방가르드는 스티어링 휠이 묵직하고 적당한 디젤 엔진의 소음이 있어 운전에 재미가 있다. 조용한 가솔린 엔진과 달리 시동을 걸면 그르렁거리는 엔진 소리가 낮게 깔린다.

E220 CDI는 4기통 2.2L 디젤 엔진이 3000~4200rpm에서 최고출력 170마력, 1400~2800rpm에서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한다.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면 폭발적인 토크가 터지면서 달려나가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낸다. 연비도 좋다. 복합연비는 16.3㎞/L. 실제 주행연비도 15㎞/L 이상은 나온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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