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만명 관람…터키 물들인 신라의 향기

입력 2013-09-22 15:59
수정 2013-09-23 00:06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3일간 대장정 마감

문화외교 통해 관광·수출 등 경제 시너지 효과



22일 오전 12시 터키 이스탄불의 상징인 아야소피아박물관(성 소피아 성당) 앞 광장. 지난달 31일부터 이스탄불 전역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의 23일간 대장정을 매듭짓는 폐막식이 열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악대인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와 경북 도립국악단 등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을 비롯한 참석자 1000여명은 23일간 진행된 엑스포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되자 뭉클한 표정을 지었다. 폐막행사 마지막 순서는 김 지사와 톱바쉬 시장의 ‘문화 선언문’ 낭독. “실크로드의 양 끝에 있는 경주와 이스탄불 두 도시 간에 예전부터 존재해 오던 형제애의 결속이 더욱 돈독해지고 문화와 예술 다양한 분야에서 정기적 만남이 지속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두 사람은 선언했다.

○“경북도가 터키 선점” 평가

6·25전쟁 이후 한국과 터키의 가장 큰 만남으로 꼽힌 이번 행사는 당초 예상 인원인 250만명의 두 배 가까운 470만명이 관람했다. 해외에서 처음 열린 2006년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관람객 45만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숫자다.

이스탄불은 연간 11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 5위의 관광 도시다. 여기에 더해 행사장이 아야소피아박물관과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 ‘블루 모스크’, 오스만제국 술탄들의 거처인 ‘톱카프 궁전’으로 둘러싸인 로마시대 유적지 ‘히포드롬 광장’이었던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터키 국영방송 TRT의 젬 귤테킨 PD는 “터키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렇게 자세하고 풍성하게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대한민국 경북도가 터키를 선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46개 문화행사 진행… 경제 교류도 활발

‘이스탄불-경주 엑스포’는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이란 주제로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행사로 전시·공연·영상·체험 등 8개 분야 46개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신라를 소재로 한 뮤지컬 ‘플라잉’ ‘신국의 땅 신라’ 등이 관람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고 정보기술(IT)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린 ‘한국문화관’도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터키 최초로 열린 K팝 콘서트에는 터키 전역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에서 1만여명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경제교류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터키시장 개척 로드쇼’ ‘세계일류 한국상품전’ 등이 대표적 행사다. 지난 5월1일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터키는 세계 17위 신흥 경제 강국으로 인구는 7900만명(유럽 2위)에 이른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52억2400만달러로 현재 삼성 현대 LG 포스코 등 60여개 기업이 터키에 진출해 있다. 이상규 주터키 한국대사는 “이번 행사는 터키와의 교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줬다”며 “특히 문화외교를 통한 관광·수출 등 경제·산업적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실크로드 문화엑스포’로 열기 지속

경북도와 이스탄불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번 행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후속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문화·스포츠, 산업·통상, 인적 교류 등 3개 분야에서 관계를 지속해 나간다는 것. 우선 이스탄불시가 제공하는 땅에 한국공원과 상징조형물 건립을 추진한다. 한·터 무역투자협력위원회를 설치하고 농업정책과 기술을 교류하는 사업도 거론되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차기 2015년 경주엑스포를 실크로드 상의 다른 나라들과 함께 경주에서 ‘실크로드 문화엑스포(가칭)’로 개최할 방침이다. 그다음 2017년 엑스포는 실크로드 국가의 역사문화도시에서 열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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