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민 대표 "침묵하던 '4번타자' 학땡 홈런"

입력 2013-09-18 12:00
수정 2013-09-18 12:05
<p>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있다. 인생만사, 재주가 삼할이면 운이 칠할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게임업계에서는 심지어 '운칠복삼(運七福三)'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리라.</p> <p>2008년 창업해 5년만에 '4타수 무안타 '4번타자''가 침묵을 깨고 대형 홈런을 쳤다. '학교종이 땡땡땡'으로 전국에서 모바일게임 동창회 열풍을 일으킨 서양민 안드로메다 게임즈 대표 얘기다.</p> <p>온라인게임 '마에스티아'로 유럽-미국-러시아에서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고, 모바일게임으로 2년 반 동안 매 게임마다 최소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은 '성에 안찬다'는 게임업계 '4번타자' 서양민 대표. 10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지난 13일 서울 구로동 사무실에 만났다.</p> <p>■ '애교심' 컨셉트 전국 97% 1만1000개 학교 참여 인기
모바일 게임 '학교종이 땡땡땡 for Kakao: 어서 모이자'가 출시한 것은 지난 8월 27일. 다채로운 액션 러닝 요소와 함께 모바일 게임 최초로 대규모 학교 대항 시스템 탑재해 주목을 받았다.</p> <p> 이 학교 대항 시스템이 '애교심'의 감성을 건드렸다. 전국적으로 '동창회' 열풍으로 이어졌다. 전국 1만 1395개 초중고의 97%인 1만1000개 학교의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참여한 것.</p> <p>서양민 대표는 출시한 이후 집에 못가고 계속 철야 작업을 하며 업데이트를 이끌고 있다. 그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예상했느냐'고.</p> <p>그는 '한국 사회의 끈끈한 초중고 동창회 사랑이 이토록 크지 몰랐다. '신이 내린 게임'(?)인 '윈드러너'가 한창 때 동접 20만을 기록했다. 타이밍 상 그 절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10만으로 버틸 것으로 서버를 준비했다'며 '지금은 피크 때 예상의 4분의 1 정도다. 금세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p> <p>■ '카톡 게이머 위해 컨셉을 '친구 추월' 재미만 잡자'
안드로메다 게임즈는 이미 '그냥!사천성 for Kakao'를 통해 카톡에 입점을 한 바 있었다. 그런데 카카오 유저는 실제 게이머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했다. 그는 '쉽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트래픽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데 게임이 어려워 유저를 못잡았다. 두 번의 패치를 하는 동한 유저들이 떠나버렸다'라고 회고했다.</p> <p>그래서 운동회 달리기 컨셉에서 확 달라졌다. 초등학교 1학생인 아이의 체육대회서 가서 사진을 찍고 아이디어도 얻었다. '비슷한 3D런 게임이 많고, 어렵다는 생각에 애초 기획한 복잡한 것을 걷어내고 추월만 남겨두었다. 그리고 달리는 위주의 '윈드러너'와 차별화해 '친구를 밀치고 밟는, 추월의 재미' 하나에 핵심 포인트를 집중하기로 했다'.</p> <p> 여기에 끝이 아니었다. 서 대표는 임원회의에서 단순한 추월보다 '학교를 붙여라'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재학생, 졸업생이 참가하는 전국 토너먼트를 통해 가려진 전국 1등 학교에 9월 한 달 간 '모교에 피자 1200판 보내기' 이벤트를 제안했다. 아닌게 아니라 피자 배송 이벤트는 게임업계 핫이슈가 되었다.</p> <p>'피자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고, 햄버거처럼 싼 음식이 아니라 먹힐 것 같다'는 그의 '촉'이 제대로 꽂혔다. 이 때문에 '학땡'은 '동창 찾아주는 게임, 아이러브스쿨 모바일 버전'이라는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전국적인 '동창회' 대항전 바람으로 이어졌다.</p> <p>■ '학교대항전+피자 이벤트, 이렇게 잘 먹힐 줄 몰랐다'
피자 마케팅의 애로점은 제휴가 카드-유통사와만 가능한 관행 때문에 할인이 없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하지만 스스로 '이렇게 잘 먹힐 줄 몰랐다'는 정도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p> <p>맨 처음에는 '전국 대회서 1등해 학교에 피자를 보내드리겠다'는 연락하니 '우리 학교는 그럴 일 없다'는 교장선생님도 있었지만 이후 피자를 다 받아준다. 심지어 점심 시간에 교내방송을 통해 대항전 독려하는 일이 생겼다. 피자를 받은 학교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단합해 애교심을 발휘해 모바일게임이 학교를 단합하게 해줘 고맙다'는 감사한다.</p> <p> 그리고 안드로메다 게임즈로 특별한 감사 이메일이 도착해 전사적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일이 있었다. 대전의 한 중학교 학부모로부터 실명과 전화번호를 포함한 이메일이 왔다. 매주 전국 학교 대항전에 아이들과 함께 플레이를 했다는 것.</p> <p>'지난 주말 내내 온가족이 함께 스마트폰 게임으로 참 새로운 공감을 했네요. 부모와 자식간의 이해의 폭과 거리의 폭을 한층 넓히고 또 좁혔다. 함께 같이 했는데 전국 1등은 놓치고 중학교 부문 1등했다. 중학교 부문 1등 학교에게도 피자를 보내달라.'</p> <p>그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초등학교-중학교 1등도 피자를 보냈다. 그는 '무엇보다 '학교종이 땡땡땡'이 학부모로부터 제지받는 게임이 아닌 자녀와 함께 하는 게임이란 점이다.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동참한 게임'이라며 즐거워 했다.</p> <p>■ 띠로 찾아볼 수 동문-옆동네 지인찾기 업데이트
물론 안드로메다의 고민도 있다. 국민게임 수준의 트래픽을 받쳐주는 비즈니스 모델이 딱 들어맞는 쉽지 않아서다. 일반인 유저 대비 학생이 95:5이라서 학생이 지불할 수단이 별로 없어 수익에는 한계가 있다.</p> <p>그래서 졸업생들과 학생이 접촉을 넓히고, 선후배의 애교심을 강화시키는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 게임 '캔디팡' 매출이 5배이 늘었다. 아이들의 입소문이 엄마, 할머니까지 전해지고 초대가 엄청나게 늘어서다.</p> <p>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즐기는 업데이트를 했다. 서 대표는 '추석 연휴에 성인 유저와 학생이 만나 입소문이 널리 퍼질 것 같다'며 '또한 동문 프로필에서 캐릭터를 크게 하고, 자기 소개 프로필을 볼 수 있도록 할 업데이트했다. 긴가민가할 경우를 대비, 12간지 띠를 보여줘 나이를 가늠할 수 있게 하였다. 띠는 옆동네 아는 사람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업데이트를 소개했다. 한 가족이 '학교종이 땡땡땡'을 함께 즐기는 모습. 또다른 비장의 무기도 있다. 운영자가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서비스다. 공격하고 수비하는 중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멘트를 던지면 긴장감이 고조된다. 또한 자체적으로 점검해보니 일본 시장에서도 '동창회' 문화가 발달해 진출할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p> <p>■ 창업 당시 '이제 홈런을 칠 타이밍'이라는 격려 안잊어
2008년 엔씨소프트에서 나와 창업을 이후 5년만에 80명을 거느리는 안드로메다 게임즈를 일궜다. 온라인게임 라이브로 유럽-미국-러시아에 서비스하는 게임 ''을 서비스하는 회사는 이제 체질을 모바일게임사로 변신했다.</p> <p>1992년 처음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놔 6개월 오피스텔에서 기숙하며 게임을 개발했다. 동서게임 채널 문제로 직접 유통해 '5000만원을 써서 5000만원을 회수했다'. 하지만 '더 이상 게임 못하겠다'며 학교로 돌아왔다.</p> <p> 2000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5년차에 다시 '인생이 재미없어' 논문 안 쓰고 학교를 박차를 나와 다시 게임업계로 투신(?)했다. 지큐소프트 대표, 1998 트윔-트윔넷 개발이사를 거쳐 2005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했다. 2년 반의 개발팀장을 거쳐 2008년 창업했다.</p> <p>그는 당시 회고하면서 '투자사의 한 담당자가 4타석 무안타 '4번타자'라는 평했다. '이제 홈런을 칠 타이밍'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기분이 좋았다. 홈런을 쳐야되는데 1루타에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p> <p>2010년 10월 출시한 온라인게임 '마에스티아'에 이어 2011년 2월에는 모바일 게임에 진입한지 2년 반. 안드로메다 게임즈의 모바일게임은 '한판맞고'(300만 다운로드), '그냥 사천성'(200만) '벽돌깨기'(200만) '그냥 사천성 for Kakao'(300만) 등 내놓는 족족 최소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렇게 대중들의 입에 오른 것은 '학교종이 땡땡땡'이 처음이다. 10년 경험과 노하우가 응축돼 승승장구를 예감하고 있다.</p> <p>안드로메다 게임즈의 수장인 서 대표는 ''애니팡'(선데이토즈) '쿠키런'(데브시스터즈) '명랑스포츠'(피닉스게임즈) 등은 모두 퍼블리싱을 스스로 했다.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 성장한 회사는 자체 퍼블리싱을 했다. 자체 퍼블리싱도 개발의 한 축'이라며 지금도 직접 개발에 참여하는 CEO답게 소신을 밝혔다.</p> <p> ■ '독특하고 엣지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지난해 안드로메다 게임즈는 회사명을 바꿨다. 그는 '게임을 만드는 것 비슷비슷하다. 다른 게임, 재미 있는 게임이 중요하다. 엔씨소프트에서 개발팀장을 할 때 김택진 사장이 '엣지 있는 게임'을 만드라는 말을 하셨다. 그때 왜 그것이 중요한지를 깊이 생각 못해봤다. 그런데 사업을 해보니 '엣지'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p> <p>게임사 이름이 안드로메다인 것은 바로 '엣지'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고민의 결실이라는 것. 그는 '만화영화 '은하철도999'에서 발상을 얻었다. 철이가 기계인간이 되고 싶어 찾아가는 곳이 안드로메다다. 즉, 지구 밖의 세상 의미다. 한국에서는 4차원의 느낌이지만 그리스 신화에서는 공주의 이름으로 외국에서는 고급 이미지를 담고 있어 둘 다 같이 포함되었다'고 설명했다.</p> <p>이름을 바꾸고 '안드로메다다운 느낌이 뭐냐'를 늘 생각한다는 그는 '학교종이 땡땡땡은 확실한 느낌이 왔다. '학교종이 땡땡땡'이 더 많이 사랑을 받고 장수게임으로 전국 학교에 '장학금'을 줄 수 있는 소망을 이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p> <p>'엣지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만들어가는 안드로메다 게임즈는 11, 12월에 출시될 벽돌깨기 느낌의 슈팅게임과 2년간 개발해온 RPG도 공개할 계획이다.</p> <p>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p> <p>
■ 서양민 대표 프로필
2008 안드로메다게임즈 대표이사
2005 엔씨소프트 개발팀장
2004 지큐소프트 대표이사
1998 트윔/트윔넷 개발이사
1989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사, 석사, 박사수료</p>

심장 쫄깃해지는 카톡 러닝게임 '학교종이 땡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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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재 '학교종이 땡땡땡, 재방문율 40% 대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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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10일만에 100만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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