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ㆍ여야대표 회담] 朴 "국민이 추석때 희망 가졌으면"…金 "국정원 문제 사과 있어야"

입력 2013-09-16 17:21
수정 2013-09-16 21:48
朴대통령ㆍ여야대표 회담
'국회 3자회담' 주요 의제 난상토론

朴 "회담 잘돼 오해 풀렸으면 좋겠다"
金 "국정원 개혁 시행 국회가 맡아야"
金 "복지 후퇴" … 朴 "국회 정상화 시켜야"



16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설명회와 달리 옆방에서 옮겨 진행된 3자회담은 시종일관 냉랭한 분위기였다.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병석 이병석 국회 부의장, 황우여 김한길 양당 대표와 최경환 전병헌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순방 결과 보고에선 “박 대통령께서 G20정상회의에서 경청과 소통을 강조해서 성과낸 만큼 국내정치에서도 경청과 소통의 자세로 꽉 막힌 정국이 풀어졌으면 좋겠다”(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오늘 회담이 잘 됐으면 좋겠다”(박 대통령) 등의 인삿말이 오고간 것과는 딴판이었다.

박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정원 개혁 문제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의혹,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민생 현안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우선 “3자 회담을 통해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며 “이번 추석 때 국민이 민생에 대한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3자 회담이 시작되자 미리 준비한 국정원 개혁 문서를 박 대통령에게 건넸다. 문서엔 ‘국가정보원 개혁 관련 제안서’와 ‘국정원법 개혁 추진방안’ 등이 적혀 있었다.

‘국정원 개혁관련 제안서’에는 국정원 업무를 국외·대북파트와 국내·방첩파트로 분리하는 것과 함께 수사권 이관, 예산 등 국정원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기획조정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관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과거 야당 시절에 주장했던 국정원개혁 내용과 선진국 정보기관 운용 사례도 포함시켰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에 추진했던 법안들로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의제를 위해서”(민주당 핵심 당직자)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작심한 듯 국정원 개혁에 대해 준비해온 문서를 읽었다. 김 대표는 “국정원 개혁에 대한 시행은 국회가 맡아야 한다”며 “국정원 개혁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추석전에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에 박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민주주의 회복 의지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터진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과 관련해서도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박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채 총장 파문이 터지면서 전날까지 회담 취소를 주장한 민주당내 강경파들의 입장을 고려한 듯 당초 △국정원 개혁방안으로 국회내 특위 설치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등 네가지 요구사항보다 더 세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과거 잘못된 부분 노력해 고쳤으면 좋겠다”며 “국정원이 마련한 개혁안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취지로 기존 입장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 사퇴 사태에 대해선 회담 전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진상규명이 우선이고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것과 맥을 같이한다.

민생 문제도 회담 의제로 올랐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이 후퇴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경제민주화 재추진을 요구한 후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 부자감세 철회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파행 중인 정기국회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김 대표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돼야 경제살리기 등 민생 등을 챙길 수 있다고 했다는 논리를 폈다.

이날 3자회담은 정국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민주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주장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지 47일 만에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직접 만났지만 회담 결과 해석을 놓고 정상화의 전환점이 될지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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