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대기온도 변화에 따라 꽃을 피우는 시기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안지훈 고려대 생명과학과 교수(사진)가 주도한 연구팀이 식물의 온도계 단백질을 찾아냈다고 12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귄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9월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한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그동안 고온내성이나 저온순응과 같이 극단적인 온도 조건 아래서 식물의 반응이나 개화를 연구한 사례는 있었다. 그러나 온난화 등으로 인한 대기온도의 미세한 변화에 따른 식물 개화시기 조절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안 교수팀은 생장주기가 6주일에 불과해 식물 연구에 자주 쓰이는 애기장대란 식물을 여러 기온 아래 두고 꽃을 피우는 차이를 관찰해 ‘FLM’이라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안 교수는 “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FLM이 SVP와 복합체를 이뤄 개화를 앞당기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고 이로써 개화가 늦춰진다”고 설명했다. SVP도 안 교수팀이 2007년 찾아낸 온도 변화 감지 단백질이다. 이번에 FLM을 추가로 찾아냄으로써 두 단백질이 상호작용을 해 개화시기를 조절한다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다.
안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 생장을 예측하는 컴퓨터 모델링에 활용할 수 있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작물 과수 화훼의 피해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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