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들여 146억원 순익
'설국열차'는 12%로 꼴지
‘숨바꼭질’이 지난달 14일 개봉한 후 12일 현재 556만명을 모아 국내 스릴러 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수립했다. 2003년 ‘살인의 추억’의 525만명 기록을 넘어선 것. 이 영화 티켓판매 수입은 392억원으로 극장 몫을 제외한 배급사 몫은 196억원에 달한다. 여기서 총제작비 50억원을 제하면 순익 146억원, 배급사 수익률은 292%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올여름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수익률이다.
배급사인 뉴 관계자는 “순제작비를 25억원(배급 마케팅비는 25억원 추가 소요)으로 낮춘 덕분에 수익률이 높아졌다”며 “실화를 소재로 만든 이야기가 호소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7~8월 개봉해 500만명 이상을 모은 한국영화는 총 4편. ‘숨바꼭질’ ‘설국열차’(925만명), ‘더 테러 라이브’(558만명) ‘감시자들’(550만명) 등이다. 이 영화들은 외화 ‘월드워Z’(523만명)를 5위로 밀어내고 관객 수 1~4위를 차지했다.
‘설국열차’는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지만 수익률은 가장 낮았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를 투입했고 가장 많은 나라에 수출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 처지다. 이 영화는 글로벌시장을 겨냥해 외국 배우를 기용했기 때문에 순제작비 4000만달러(434억원)에다 배급 마케팅 비용 40억원 등 총 474억원을 투입했다. 이 중 해외에서 선수출로 200억원(미니멈개런티 기준)을 회수해 실제 제작비는 274억원이다. 배급사 CJ E&M의 국내 티켓 판매수입은 332억원으로 58억원(잠정치)의 순익을 거뒀다. 수익률은 12%. 160여개 수출국으로부터 앞으로 흥행 수익 중 일부를 더 받도록 계약돼 있어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 2위는 ‘더 테러 라이브’다. 총 제작비 60억원을 투입해 배급사 측 티켓 판매수입은 199억원을 기록했다. 순익은 139억원에 달해 231%의 수익률을 잠정 기록했다.
여름 영화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배급사는 ‘뉴’이다. 김우택 대표가 이끄는 뉴는 ‘숨바꼭질’ ‘감시자들’ 등 두 편을 배급해 1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한국영화의 이 같은 호조에 힘입어 연중 최대 성수기인 7~8월 극장가에서 한국영화 총 관객 수는 3000만명으로 외화 1700만명을 크게 앞질렀다.
김 대표는 “한국영화 품질이 높아져 흥행작이 쏟아지고 있다”며 “덕분에 배급사와 제작사들의 경영사정도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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