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너무 자주 착용, 무지외반증 발병 많아

입력 2013-09-12 09:51
수정 2013-09-12 09:55
-평소 발 변형 주의깊게 살펴야



-하이힐만 착용하는 습관 안 좋아







아침 출근길, 지하철을 타면 여기저기서 ‘또각또각’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바로 하이힐 굽 소리인데 자세히 살펴 보면 하이힐을 신지 않은 여성을 찾기가 더 어렵다. 그만큼 하이힐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필수적인 존재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는 이유는 높은 굽이 키를 훨씬 커 보이게 하고 다리 라인을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힐로 인해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30~40%가 족부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나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이 많다. 무지외반증은 엄지 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증상으로, 심한 경우 엄지 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이 교차되는 상태까지 나타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질환의 진행이 매우 느리고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엄지 발가락이 조금 휜 정도’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점점 증세가 악화되며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남희태 희명병원 정형외과 진료과장은 “무지외반증은 초기에는 엄지 발가락이 안쪽으로 휘는 정도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후 붙어 있는 다른 발가락까지 휘게 되면서 결국 발 전체의 균형이 무너져 무릎과 척추에까지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무지외반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이 심해지고 증상에 속도가 붙기 때문에 발가락 변형이 확인되었을 때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지외반증은 증상이 악화되면서 신발을 착용했을 때 고통이 심해지고 계속 방치했을 경우 보행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안전하다.



엄지 발가락의 휘어짐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무지외반증은 아니다. 엄지발가락의 휘어진 각도가 발등의 옆면에서부터 15도 이상이면 무지외반증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무지외반증은 물리치료와 평소 습관 개선을 통한 보전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휘어진 각도가 30도 이상 되고 통증이 심하게 발생하면 절골 교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



무지외반증의 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돌출부위를 깎아내고 휘어진 뼈와 인대를 교정하는 ‘절골 교정술’이 있다. 절골 교정술은 내, 외측으로 기울어진 뼈를 잘라서 변형이 있기 전의 상태로 복원시켜 주는데, 전신 마취가 아닌 부분 마취로 시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환자들의 거부감과 부담이 덜하다.



무지외반증은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수술 이후에 즉시 보행 하기가 어렵고, 회복기간과 재활기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 건강에 치명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착용해야 하는 하이힐은 하루 6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신고 있지 않는 것이 좋고, 운동화나 굽이 낮은 편한 신발을 같이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심각한 증상이 아닌 경우 수술적인 치료 없이도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발에 관심을 갖고 자주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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