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요금제] 이달 말부터 우체국에서도 판매…"알뜰폰 사기 편해지겠네"

입력 2013-09-10 06:59
오프라인으로 유통망 확대…중장년층까지 노려
6개업체 가입업무 대행…최신 단말기 확대도 박차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공조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주로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던 알뜰폰을 이달 말부터 전국 220여개 우체국에서 살 수 있게 된다. 판매 휴대폰 종류를 다양화하기 위한 공동 조달 협의체도 활동을 시작했다.

◆우체국에서 알뜰폰 가입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말 전국 220여개 우체국에서 알뜰폰(MVNO) 가입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체국이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 업무를 위탁받아 대신 판매하는 방식이다. 판매에 나서는 곳은 에넥스텔레콤, 유니컴즈, 아이즈비전, 에버그린모바일, 프리텔레콤, 머천드코리아 등 6곳이다. 미래부는 유통망이 부족한 중소 알뜰폰 업체를 돕기 위해 이 사업을 마련했다.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규모가 큰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는 일단 대상에서 제외했다.

소비자들은 우체국에서 에넥스텔레콤 등 6개 업체의 알뜰폰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요금제 중 하나와 단말기 모델을 선택하면 우체국이 해당 서비스 가입 신청서를 대신 접수하게 된다. 단말기는 수일 내 택배 등으로 배달되며 사후서비스(AS)나 민원 등은 각 업체의 고객센터가 처리한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9월 중 수탁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주요 우체국 직원들의 교육이 한창 진행 중”이라며 “중소 알뜰폰 판매사업자들의 지원을 우선적으로 시작하고 향후 대기업 알뜰폰 사업 지원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판매 유통창구가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우체국의 수탁판매가 본격화한다면 알뜰폰 사업에 새로운 분기점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는 온라인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등은 요금이 싼 알뜰폰에 관심이 생겨도 온라인 가입 방식 때문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단말기도 다양화한다

알뜰폰의 성공을 위한 또 하나의 과제로는 휴대폰 다양화가 꼽힌다. 최신 단말기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을 고려할 때 알뜰폰은 저가 단말기 위주여서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좁은 게 한계였다.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연간 단말기 교체율은 67.8%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67.8%를 단말기 교체주기로 환산하면 평균 16~18개월마다 단말기를 교체하는 셈이다. 2위 칠레의 55.5%, 3위 미국의 55.2%와 비교해도 10%포인트 이상 높은 교체율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래부와 알뜰폰 사업자, 제조사, 유통업체들이 함께 모여 지난 4일 ‘자급제 단말기 공동조달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는 CJ헬로비전 등 MVNO협회에 소속된 사업자와 홈플러스 등 총 17개사, 삼성전자·LG전자·비츠모 등 휴대폰 제조사 10개사, 인터파크·세븐일레븐 등 유통업체 2개사 등 총 3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협의체에 참여한 17개 알뜰폰 사업자들은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공동 조달할 계획이다.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3사에 비해 구입 물량이 적었기 때문에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최신 단말기를 수급하기가 어려웠다. 이번 협의체를 통해 휴대폰을 공동 조달하게 되면 최신 단말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수급한 단말기는 인터파크(온라인)나 세븐일레븐(오프라인) 등에서 자급제 단말기 형태로 판매된다.

이용자들은 여기에 알뜰폰 사업자의 유심(USIM·범용가입자인증칩)을 구매해 끼워 사용하면 된다. 저렴한 요금제로 최신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제조사들은 자급 단말기를 출시할 때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단말기 박스 등에 자급 단말기 마크를 부착할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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