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본주의 시스템을 ‘동물혼(animal spirits)’에 비유해 분석한 경제 이론서가 나왔다.
이탈리아 문화 이론가이자 경제 철학자인 마테오 파스퀴넬리가 지은 '동물혼(動物魂 : Animal Spirits)'은 공유지에 서식하는 기생체, 히드라, 독수리 세 가지 형상을 통해 현대자본주의의 동학과 대안적 주체성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문화, 창조, 계몽주의, 네트워크처럼 마찰이 없는 것처럼 비치는 개념들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비판하며 동물 본성에 주목하라고 주장한다.
동물혼은 경제학자 케인스가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인간적 충동'을 일컬을 때 사용한 바 있다. 이 단어는 흔히 '야성적 충동'으로도 번역되며 경제 발전을 위해 제어되야 할 부정적 대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파스퀴넬리는 '동물혼'을 역사를 추동하는 살아있는 힘이라고 분석한다. 동물로서 인간이 기존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부정과 혁신의 힘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
동물혼은 디지털 공유지, 토지 및 문화 공유지, 미디어 공유지에서 본질을 드러낸다. 저자는 네트워크 같은 디지털 공유지에 기생하는 존재는 기업적 기생체, 문화 공유지에는 젠트리피케이션(도시 빈민가의 부분 고급화) 히드라, 미디어 공유지에는 머리 둘 달린 독수리가 서식한다고 비유한다.
그는 대형 포털사이트를 디지털 공유지에 기생하는 기업적 기생체라고 지적한다. 포털사이트가 네티즌의 자발적 창조물을 이윤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을 전형적인 디지털 자본주의의 기생체 작동 원리라고 분석했다.
정부나 지자체를 문화 공유지에 서식하는 히드라로 비유하며 도심 미화 사업, 재능 기부와 같은 ‘착한 사업’을 지배의 도구로 활용되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미디어에서도 현대자본주의의 동물성이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미디어 영역은 권력과 욕망의 머리 둘 달린 독수리가 활약하는 비물질 내전의 장소라는 것.
결국 기생체, 히드라, 독수리 등은 동물혼으로부터 이윤을 빨아들이고, 동물혼의 에너지를 자신을 경호하는 힘으로 활용해 왔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장 보드리야르나 슬라보예 지젝의 급진적 비판이론이나 예술계의 공공예술 운동 등은 결국 인간에게서 동물혼을 제거하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인간 본성의 동물적 측면에 대해 다시 인식하고 동물혼을 복원해야 한다" 며 "이를 통해 이론, 예술, 행동주의가 빠뜨리고 있는 실종된 기반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경닷컴 채상우 인턴기자 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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