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감독 "앵커 목소리에 비트음악 실어 테러 긴박감 살려냈어요"

입력 2013-09-08 16:53
수정 2013-09-08 22:46
영화 '더 테러…' 560만명 동원한 김병우 감독


김병우 감독(34·사진)의 데뷔작 ‘더 테러 라이브’가 8일 현재 56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올해 개봉한 감독의 데뷔 영화 중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175편 중 새내기 감독의 작품은 12편에 불과했을 정도로 등용문은 좁다. 초짜 감독이 관객의 마음을 쥐락펴락해 대박을 내기는 더욱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한 김 감독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성취감에 도취되지는 않는다”며 “5년간 잡고 있던 프로젝트를 끝내니 시원섭섭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영화를 본 대부분 관객의 소감처럼 빠른 속도감으로 긴장감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9·11 테러로 뉴욕 초고층빌딩이 무너지거나 성수대교가 붕괴되는 모습을 방송으로 접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뉴스속보를 보면서 느꼈던 그런 놀람과 긴장감을 영화에 도입한 거지요.”

영화에서는 테러범이 라디오에서 방송 중인 윤영화 앵커(하정우 분)에게 전화를 걸어와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실행에 옮기면서 대혼란이 일어난다.

“인물이나 공간에 제한을 둠으로써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수법을 썼어요. 할리우드 고전영화 ‘12인의 성난 사자들’은 좁은 법정에서 인물들의 표정을 따라갔고, 스필버그 감독의 데뷔작 ‘듀얼’은 한 인물만 추적하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극대화했어요. 저는 실시간으로 한 장소와 한 건물에 포커스를 두고 따라갔어요.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까지 영화 속 시간과 실시간을 일치시킨 거지요.”

영화를 보면서 일어나는 감정이란 등장인물 간의 상관관계에서 빚어지는 것이지, 공간의 넓이나 인물의 숫자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김 감독은 관객들을 놀래주기 위해 예측을 뛰어넘는 상황들로 채웠다고 한다.

“테러범이 전화를 걸어온 뒤 5분 만에 마포대교를 폭파하는 게 일례죠.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시간을 더 끌지 않습니까. 윤 앵커도 협박 전화를 신고하는 게 아니라 생중계를 하겠다고 반응했지요. 범인이 (방송)출연료를 요구하는 장면도 의외였을 겁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관객들은 사실성 여부를 따질 겨를이 없다.

“범인이 요구한 대로 입출금이 현실에서 그렇게 단시간 내에 이뤄질 수 없을 겁니다. 영화적 상상을 동원했지요. 이런 대목에서 극 중 설정과 그것의 사실성 여부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고 봤습니다.”

카메라 움직임과 사운드도 테러 상황에 맞게 적용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폭파되는 마포대교는 CCTV로 비추고, 앵커 등 인물들의 움직임은 핸드헬드(카메라를 들고 찍는) 기법을 동원해 흔들리는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멜로디 요소를 배제하고 비트감을 살리는 음악을 썼다. 2008년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이듬해 2월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 수없이 고쳐 쓴 끝에 완성작을 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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