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인문학 산책] 간신이 득세하는 까닭

입력 2013-09-05 17:50
수정 2013-09-06 02:51
임금이 귀를 열고 있으면 간신은 조정에 발 못붙여


고금을 막론하고 간신으로 낙인찍히는 것만큼 불명예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본인은 물론이고 자손 대대로 수치심을 안고 살아야 한다. 간신이 미움을 받는 이유는 자신이 속한 조직에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그것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든, 유능한 사람을 모함하는 방식이든, 결과적으로 조직에 도움이 될 일은 없다.

한나라의 석학인 유향(劉向)은 간신을 여섯 가지 사악한 신하로 분류하고 있다. 그저 눈치를 살피며 자리나 지키는 구신(具臣), 군주의 언행에 대해 한없이 칭찬하며 비위를 맞추는 유신(諛臣), 어진 이를 질투하여 등용을 방해하고 상벌이 교란되게 만드는 간신(姦臣), 교묘한 말재주로 본질을 흐리고 남을 이간질하는 참신(讒臣), 자신의 이익과 권세만을 추구하는 적신(賊臣), 붕당을 지어 임금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뒤로는 임금을 욕하고 다니는 망국신(亡國臣)이 그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간신들이 득세하는 것은 아니다. 악인은 어느 시대에도 있었다. 그런데도 간신이 발호한 시대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시대가 있었다. 왜 그렇겠는가. 간신배가 득세할 수 있는 환경을 임금이 제공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 선조 임금이 간언을 올린 사간원 관원에게 “실체가 없는 말을 전하니 미쳤다고 하겠다”는 심한 말을 하며 배척한 일이 있었다. 그러자 문신이자 성리학에 조예가 깊은 학자인 고봉 기대승(1527~1572)이 경연에서 아뢰었다.

“군주가 사람을 대하고 말을 할 때에는 그 단서가 심히 미미하더라도 그 영향은 매우 뚜렷합니다. 만일 간언을 싫어하는 기미가 있으면 임금에게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는 자들이 다투어 술수를 부려 모두 성상의 총명을 현혹시키려고 할 것이요, 정직하고 성실해서 과감히 말하는 자들은 말을 다할 수가 없어서 오직 몸을 사려 멀리 물러갈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자들이 물러나고, 아첨하는 자들이 등용된다면 조정이 입을 폐해를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어느 조정이든 아랫사람은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의 성향을 따르게 마련이다. 절대 권력자의 눈에 들지 않으면 어지간해서는 그 조직 내에서 포부를 펼 수 없다. 아니, 포부는 고사하고 버티기조차 힘들다. 그러므로 윗자리에 있는 사람은 호오(好惡)를 드러내는 것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임금이 선한 말을 싫어하고 아첨하는 말을 좋아하면, 자연히 신하들은 아첨하는 간신배가 될 수밖에 없다. 애초에 그런 싹이 자라지 못하도록 엄하게 막는다면, 내면에 간신의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디로 비집고 나오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습관적으로 잘못의 원인을 남에게서 찾는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원인은 자신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권경열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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