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제시한 공모희망금리 내 수요예측 참여 0원
시장 수요 받아 들여 발행금리 높여
이 기사는 09월05일(17: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온라인 골목 상권을 파괴하는 골목대장이란 비판을 받는 네이버가 채권시장에서도 ‘갑질’을 시도하다가 망신만 당하고 결국 시장 수요를 반영한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
네이버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삼아 오는 11일 발행할 예정인 1000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총 11건, 1800억원이 참여했다고 5일 공시했다. 수치만을 놓고 보면 성공한 수요예측처럼 보이지만, 곰곰히 뜯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IB업계의 설명이다.
네이버는 당초 수요예측을 위한 공모희망금리로 3년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에 0.20~ 0.30%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네이버가 공모희망금리를 결정할 당시 AA-급 등급민평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0.38%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공모희망금리 상단이 등급민평보다 0.08%포인트 낮았던 것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은 네이버가 이렇게 낮게 제시한 공모희망금리를 '보이콧' 했다. 공모희망금리 범위 안으로 참여한 수요예측에 참여한 물량이 0원이었던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은 대신 국고채 대비 0.35%~0.4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로 총 1800억원의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네이버는 공모희망금리 밴드에 단 1원도 들어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9월 미국의 FOMC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 및 중장기물 대비 크레딧 3년물의 스프레드가 축소돼 투자메리트가 다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관들은 “처음부터 공모희망금리가 적정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 기관 관계자는 “네이버가 한마디로 자사의 신용도를 과대평가하고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며 “회사채 시장에서도 일종의 ‘갑질’을 시도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결국 네이버는 수요예측에 들어온 기관의 의사를 받아들였다. 공모희망금리 상단보다 0.10%포인트 높은 ‘국고 3년물+0.40%포인트’를 회사채 발행금리로 결정한 것이다.
대표주관사 관계자는 “많은 발행사들은 수요예측 참여액이 발행액에 미달하더라도 당초 정했던 공모희망금리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결정하고 인수단에게 미매각 물량을 떠안기곤 하지만 네이버는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발행금리를 조정했다”며 “네이버가 수요예측 제도의 취지를 충실히 따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화제] 급등주 자동 검색기 '정식 버전' 드디어 배포 시작
▶[은행이자보다 3배 수익으로 알려진 호텔식 별장]
▶한경 슈퍼개미 "소문이 많이 나지 않았으면...최대한 오랫동안 혼자 쓰고 싶거든요"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