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는 전세…세입자 증여세 탈루 조사

입력 2013-09-05 17:31
수정 2013-09-06 00:48
김덕중 국세청장 아이디어 … 강남·용산 56명
월세 1000만원 이상도 자금출처 검증


국세청이 전·월세를 이용한 탈세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고액 전·월세 세입자들에 대한 자금 출처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이 전·월세 보증금 등에 대해 자금 출처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학영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5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전세 보증금에 대한 자금 출처 조사가 없었다는 점을 악용해 호화주택에 고액 전세를 살면서 소득을 탈루하고 세금을 내지 않은 사례가 다수 포착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1차 조사 대상자 56명

국세청은 우선 서울 강남·서초·용산 등 고가의 전·월세 주택이 밀집된 지역에 사는 전세 보증금 10억원 이상의 세입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연령, 직업, 신고소득에 비해 과도한 전세 보증금을 설정한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는 직업이 없는데도 20억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월세는 1000만원 이상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국장은 “조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모두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탈세 의혹이 있는 경우”라며 “전세가 53명, 월세가 3명”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일부 포함돼 있다.

이들 고액 전·월세입자들은 부모로부터 전세금 형태로 부동산을 증여받았거나 사업을 운영한 소득을 탈루해 형성한 자금으로 전세금을 충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이 탈세 혐의를 포착한 미성년자 A씨의 경우 조부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은 부친이 재산 중 일부를 다시 미성년자인 아들에게 고액 전세자금으로 증여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기업체 대표인 B씨는 법인 자금을 유출, 일부는 부동산 취득에 사용하고 일부는 배우자에게 고액 전세 보증금 용도로 현금 증여를 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국세청장이 직접 아이디어 내

국세청 역사상 처음 실시하는 고액 세입자에 대한 자금 출처 조사는 김덕중 국세청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는 후문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전세로 살던 김덕중 청장은 최근 전세 보증금이 과도하게 오르면서 이사할 집을 수소문하다 전세 보증금을 탈세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 이에 김 청장은 지난 6월 국세청 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식사를 하면서 ‘전세를 이용해 증여세 등을 탈루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자산과세국 부동산납세과가 실태 파악에 나서면서 조사가 본격화됐다는 전언이다.

국세청은 이들의 고액 전·월세 자금 조달 원천뿐 아니라 부동산, 금융자산 등에 대해서도 자금 출처를 검증하고 사업소득 탈루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관련 사업체의 통합 조사도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사 대상 세입자의 주택 임대인에 대해서도 소득신고 누락 여부를 검증해 불성실 신고 혐의가 짙으면 세무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 국장은 “향후 조사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고액 세입자의 자금 출처에 대한 기획분석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변칙적인 방법으로 부의 무상 이전을 시도하는 탈세 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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