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세제 개편
10년새 78% 급등…"OECD 중 가장 비싸"
새누리당과 정부가 산업용을 중심으로 전기요금 현실화를 강력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h당 주택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을 단순 비교하면 주택용에 비해 산업용이 싼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키지만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는 게 산업계의 주장이다. 그동안의 인상폭을 보더라도 주택용보다 산업용이 훨씬 크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달 초께 내놓기로 한 전기요금 개편안에는 이런 점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택용보다 싸다?
2012년 말 현재 한국전력이 결산용으로 발표한 용도별 전기요금은 주택용 123.7원, 산업용 92.8원이다. 주택용이 산업용보다 비싸다는 쪽의 주장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단순 비교로 ‘싸다’ ‘비싸다’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실질적인 원가를 감안하면 오히려 산업용 요금이 주택용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한국전력이 건설한 송전선로에서 고압 전기를 끌어다 쓰고 있다. 한전의 송전선로와 공장을 잇는 송전탑은 기업이 직접 세워야 하고 철탑과 선로 부지 보상 및 유지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이는 모두 숨어 있는 전기요금인 셈이다. 반면 저압 전기를 쓰는 주택은 고압에서 저압으로 줄이는 비용과 전신주 등 송배전 비용만 부담한다. 기업 관계자는 “이 때문에 ㎾h당 전기요금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도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싸고, 주택용은 가장 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각국의 전기요금 체계는 경쟁체제 도입 여부 등에 달라 절대비교를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2012년 한국의 평균 전기요금은 주택용이 OECD 평균 전기요금의 64% 수준이지만 산업용은 67%에 이른다. 산업용 전기의 경우 한국을 100이라고 했을 때 일본은 94, 독일 59, 미국은 75에 불과하다.
○원가보다 싸다?
기업들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싸다는 주장도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011년 12월 전기요금 인상분을 반영해 당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원가회수율은 주택용 전기는 86.4%, 산업용이 94.4%였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이 2012년 8월과 올해 1월 각각 6.0%와 4.4% 인상된 것을 반영하면 산업용 전기의 원가회수율은 10.45%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주택용은 90.5%에 그친다는 것이다. 무엇 때문인지 이 기간에 정부는 원가회수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한전이 주장하는 ‘원가’도 일반적인 개념과는 다른 것이라고 기업들은 꼬집었다. 전기요금 원가회수율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원가에는 생산 및 판매에 들어가는 순수 비용 외에 ‘법인세’와 ‘적정 투자보수’가 포함된다. 향후 투자에 들아갈 자금을 확보하고, 세금까지 낼 수 있는 수준을 원가로 본다는 것이다. 한전이 말하는 원가회수율은 90% 수준만 돼도 한전은 일반적인 개념의 흑자가 가능하다고 기업들은 주장했다.
2000년 11월 인상 시점을 기준(100)으로 이후 올해 1월까지 주택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의 누적 인상률을 따져봐도 산업계 전기요금 부담이 주택용보다 컸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78.2% 올랐지만 주택용은 9.0% 올랐을 뿐이다.
전기요금 누진제도 주택용만 적용되고 산업용은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 역시 맞지 않는다는 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당정이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그러나 산업용의 경우 계절별·시간별로 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계시별 요금제’와 1년 중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한 때를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산정하는 징벌적 형태의 ‘기본요금 피크연동제’가 적용되고 있다. 주택용과 달리 전기 사용량이 늘수록 기본요금이 높아지는 구조다.
김홍열/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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