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캐주얼 시장 키워라"…협력사 회의 때도 청바지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사진)의 요즘 출근복은 정장이 아니다. 색깔있는 바지에 재킷을 걸치는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일하는 날이 많다. 최근에는 청바지도 즐겨 입는다. 스스로 ‘비즈니스 캐주얼 전도사’를 자임하고, 임원들에게도 흰와이셔츠와 넥타이, 그리고 단색 정장을 벗으라고 주문하고 있다. 무채색 계열의 바지와 셔츠 차림의 직원에겐 ‘옷 좀 잘 입으라’고 타박을 주기도 한다. 지난달 협력회사 초청 간담회 때 드레스 코드를 ‘데님(청바지)’으로 정했을 정도다.
신사장이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을 강조하는 것은 남성복 시장이 캐주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롯데백화점의 남성복 매출 중 정장은 1% 감소한 반면 캐주얼은 1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남성복 시장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의 비중이 지난해 57%에서 2018년에는 75%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멋을 부리는 남자들이 늘어나는 데다 젊은 층일수록 상대적으로 패션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사장은 “비즈니스 캐주얼이 확산되면 남성복 매출이 따라서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캐주얼을 입으면 정장을 입을 때에 비해 바지와 셔츠, 재킷을 여러 벌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롯데백화점은 아예 ‘비즈니스 캐주얼 입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30일부터 5일간 ‘레노마 사계절 대전’을 열어 이월상품을 70~80% 할인해 판매한다. 남성복 선임 상품기획자(CMD)가 강사로 나서 비즈니스 캐주얼 입는 법을 알려주는 ‘스타일링 클래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남성복 매장에는 ‘쇼핑 가이드’가 한 명씩 배치돼 비즈니스 캐주얼을 구입하려는 고객에게 조언을 해 준다. 이번 캠페인은 신 사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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