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횡령 동기 수정
법조계 "양형 참작 사유"
검찰이 “범행의 동기·경위와 관련된 부분을 변경하라”는 재판부 권고에 따라 28일 최태원 SK 회장 사건의 공소장 내용을 바꿨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최재원 SK 부회장,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 대한 공소사실을 변경하되 종전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재판부 요청 내용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법원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예비적 공소사실은 주된(주위적) 공소사실의 기각에 대비해 보조적으로 두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29일 변경된 공소사실을 놓고 재판을 진행한다.
검찰의 기존 공소장 내용은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해온 선물옵션 투자 등에 쓸 자금이 필요했고, 김 전 대표에게 지시해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펀드를 만든 뒤 출자금을 이용해 돈을 조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450억원 횡령의 지시자가 최 회장이 아니라 최 부회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 회장이 재판 내내 공소장에 적힌 범행 동기를 부인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의 투자금 마련을 돕기 위해 펀드출자를 지시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27일 공판에서도 “선친이 작고한 뒤 동생이 상속 지분을 포기해 마음의 빚이 있었다”며 “김원홍(전 SK해운 고문)에게 돈을 보내 수익이 나면 동생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의 이런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 범행 동기 등과 관련한 공소사실 부분을 바꿀 것을 검찰에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범행의 동기 또는 경위는 범죄 성립요건(구성요건)과 무관하다. 다만 형법 51조는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반드시 참작해야 할 사유의 하나로 ‘범행의 동기’를 들고 있다.
따라서 최 회장이 최 부회장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는 등의 동기로 펀드에 선급금을 지급하도록 했다면 충분한 양형참작 사유가 된다는 것이 법조계 관측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화제] 급등주 자동 검색기 '정식 버전' 드디어 배포 시작
▶[은행이자보다 3배 수익으로 알려진 호텔식 별장]
▶ 신용카드 결제 승인사업 수억 '뒷돈'
▶ "상가 허위·과장 분양광고, 시행·시공사가 배상"
▶ YS 전 비서관 사기혐의 기소
▶ '오원춘 사건' 유족에 1억 배상
▶ 보광그룹 전 부사장에 영장 청구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