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사모펀드 업계 '397세대' 뜬다

입력 2013-08-27 21:19
수정 2013-08-27 23:33
3년도 안된 신생 도미누스, 국민연금 심사 통과
우리투자·하나대투證 등 PEF강자 탈락 '이변'
자베즈, 새마을금고와 손잡고 광주은행 인수추진

< '397세대' : 30대 90년대학번 70년대생 >


▶마켓인사이트 8월27일 오후 2시5분

사모펀드(PEF)업계가 재편되고 있다. 투자 수익률을 앞세운 신흥 강자가 부상하는 반면 은행과 증권 계열 운용사들은 PEF업계에서 사실상 내몰리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대체투자실은 28일 KB자산운용 신한BNP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대신증권-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컨소시엄 등 4곳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실시해 2곳의 운용사를 선정한다.

◆397세대 PEF 신흥 강자 부상

IB업계 관심은 도미누스에 쏠렸다. 설립된 지 3년도 안된 신생 운용사가 국민연금의 깐깐한 서류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사 ‘빅3’ 중 하나인 우리투자증권과 증권사 PEF 선두주자인 하나대투증권이 서류 심사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광주은행 인수 여부를 자베즈파트너스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자베즈는 지난해 초 1호펀드(2110억원)를 설립한 신생 운용사다. 투자 대상과 시기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블라인드 펀드도 없다. 하지만 지난해 MG손해보험(옛 그린손해보험) 인수전을 이끌면서 새마을금고의 신뢰를 얻었다. 정도현 도미누스 대표(39)와 박신철 자베즈 전 공동대표(37)는 은행이나 증권사로 따지면 차장, 과장급 직책을 맡을 397세대(30대, 90년대 학번, 70년대생)다. 하버드 케네디스쿨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으로 10년 이상의 실전 투자 경험을 쌓은 후 창업을 선택했다.

국내에서 이미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는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는 1971년생(42세)이다. 대기업으로 따지면 승진이 빠른 팀장급 연배다. 이상훈 모건스탠리PE 대표(1971년생),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대표(1972년생)도 한 대표와 비슷한 나이에 국내 PEF업계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했다.

◆특화된 무기 가져야 생존

모기업 지원을 받는 PEF 운용사들이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연기금들의 PEF 출자 심사에서 은행, 증권 계열 PEF 운용사는 단 한 곳도 자금을 유치하지 못했다. 순환 보직으로 책임자가 자주 바뀌는 데다 성과 인센티브가 많지 않아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마켓코리아와 타이틀리스트 투자로 성과를 인정받은 이승주 우리PE 사장이 지주 회장 인사로 교체설에 시달리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틱, 큐캐피탈, 미래에셋, KTB PE 등 전통의 강호들도 주춤한 분위기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국민연금 PEF 위탁운용사 선정 심사에서 탈락한 후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성과를 내는 운용사들은 제각각 특화된 강점을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MBK는 국내 대형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을 석권하면서 산업은행을 제치고 국내 1위 PEF 운용사로 올라섰다. 펀드 약정액이 63억달러(약 7조원)로 불어났다.

H&Q는 지난 5월 국민연금에 수시 출자를 요청, 28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그동안 메자닌 투자에서 쌓은 성과를 인정받았다. 도미누스도 현대차 GS 대우조선 이랜드 KG 등 국내 대기업들과 쌓은 탄탄한 네트워크를 내세워 6400억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좌동욱/이유정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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