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산은', 정금공 다시 품고 출범…대우증권 매각 보류

입력 2013-08-27 10:14
수정 2013-08-27 10:18
정부, 정책 금융 역할재정립 방안 확정 발표
수은·무보 유지하되 기능 개선…건정성 규제는 합리화
선박금융공사 설립 결국 백지화…KDB대우증권 매각 보류



정부가 산업은행(이하 산은) 민영화를 중단하고 한국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와 산은, 산은금융지주를 통합한 '통합 산은'을 출범키로 최종 확정했다.

정금공의 기존 업무는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차원에서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 등으로 이관된다. 논란이 됐던 KDB대우증권 매각은 당분간 하지않기로 했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정기 국회에서 산은법 전부 개정안 등 관련법 개정안 통과를 지켜본 뒤 본격적인 '통합 산은' 출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로써 정금공은 설립 4년만에 문을 닫는다. 정책금융 역할도 산은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정부는 통합산은을 내년 7월 1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통합산은으로 정책금융 기능을 단일화하면 기업 구조조정, 회사채 인수, 신성장산업지원, 투자형 정책금융 등 기능을 보다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금공의 온렌딩(On-Lending) 및 투자업무는 통합산은 내 정책금융본부가 맡는다.

◆ 수은·무보 유지하되 기능 개선…건정성 규제는 합리화

다만 수은과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가 맡고 있던 정책금융기관 역할은 일부 조정, 유지된다. 정금공의 해외 자산 2조원은 수은으로 이관된다. 수은과 무보는 현 체제를 유지하되 수출입금융과 무역보험 등의 핵심기능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금융 기능을 분산, 지탱한다.

정부는 현재 단기 자금 확보 및 보험 등에 수은과 무보의 역할이 머물고 있다고 판단, 앞으로는 고위험·장기 정책 금융지원에 역략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총 여신의 77%인 수은의 단기여신 비중을 2017년까지 40%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무보가 독점하던 단기수출보험 비중도 2017년까지 60% 이내로 줄이고 민감 금융회사에도 업무를 개방하기로 했다. 정책금융기관의 여신에 대한 무보의 지원도 원칙적으로 중단하고 상업금융기관을 지원에 주력한다.

대신 수은과 무보의 건전성 규제는 합리화하기로 했다. 무보 기금배수는 향후 50~60배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 금융위 관리 하에 건전성 관리기능을 높이기로 했다. 수은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신용공여한도에도 예외를 적용하고 금융감독원의 검사 범위도 엄격히 제안키로 했다.

◆ 선박금융공사 설립 결국 백지화…KDB대우증권 매각 보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주목받았던 선박금융공사(이하 선금공) 설립은 결국 백지화됐다. 정부는 그간 선박금융공사 설립시 통상 마찰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설립 추진을 저울질해왔다. 대신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업무를 보는 수은 및 무보, 산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원 100여명을 부산에 모아 선금공 역할을 수행키로 했다. 기존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선박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는게 정부의 최종 결정인 셈이다.

산은 민영화와 함께 주목받았던 KDB대우증권 매각은 보류됐다. KDB인프라운용 역시 SOC 투자에 특화된 운용사인 점을 고려,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 매각은 계속된다. 그간 매각에 어려움을 겼었던 점을 감안할 때 통합산은 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정부 지배 지분 중 50%+1주는 보유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풀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 역할에 더욱 집중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도 기존 체제를 유지하되 보증연계 투자, 기술 평가 등 창조 경제 지원하는 역할에 치중한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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