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실태조사
4명중 1명은 연체중
등록·미등록 대부업체를 이용하거나 개인에게 돈을 빌리는(사채) 형식으로 사금융을 쓰는 사람들은 평균 43.3%의 높은 이자를 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100% 이상의 초고금리도 전체 사금융 이용자의 20%에 달했다.
또 한 사람당 빌리는 돈의 규모는 2378만원이며, 사금융 이용자 4명 중 1명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다. 또 사금융 이용자의 40% 이상이 가계생활자금용으로 돈을 빌리는 등 취약계층의 사금융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등록 업체 금리 연 52.7% 달해
금융감독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사금융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3~7월에 5045명을 대상으로 하는 전화조사와 사금융 이용자 501명에 대한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5045명을 대상으로 하는 전화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2.7%(138명)가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금융 이용자가 적용받는 금리는 평균 연 43.3%였다.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들의 평균 대출금리(연 38.5%)는 대부업법이 정한 최고 금리(연 39%) 수준이었다.
개인 간 거래(연 38.5%)도 비슷했다. 하지만 미등록 대부업체 이용자들이 부담하는 평균 금리는 연 52.7%에 이르렀다. 미등록 대부업체 이용자의 약 20%는 연 100%를 넘는 고리에 돈을 쓰고 있었다.
개인 간 거래나 미등록 대부업체는 이자제한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최고 금리가 연 30%다. 이를 초과해서 받는 이자는 모두 불법이란 얘기다.
돈을 쓰는 이유는 대부분 가계생활자금(43.5%)과 사업자금(41.3%) 때문이었다. 특히 가계생활자금은 식재료 구입 등 생활비(50.5%)에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교육비(23.9%) 병원비(20.2%) 등이 모자라서 사금융을 쓰는 이들도 있었다.
제도권 금융회사 대출이 어려워서(54.8%) 사금융을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곧바로 빌릴 수 있는 사금융의 편리성 때문(39.4%)이라는 답도 꽤 많았다.
◆고금리에 빚 못 갚는 사람 많아
사금융 이용자 중 상당수가 빚을 제때 갚지 못해 허덕이고 있었다. 이용자 4명 중 1명(25.7%)이 연체 중이라고 했고, 평균 연체규모는 1인당 707만원 수준이었다.
빚을 못 갚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소득에 비해 빚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었다. 사금융 이용자의 연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평균 88.5% 수준이었고, 특히 미등록 대부업체 이용자(208.1%)나 개인 간 거래 이용자(101.6%)는 자기가 버는 돈보다 많은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용자의 23.8%가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11.0%(전체 이용자 기준)는 지금도 신용불량자라고 했고, 12.8%는 신용회복 중이거나 신용회복을 마친 상태였다.
정부가 민간과 손잡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인지도나 이용률은 극히 낮았다.
사금융 이용자 중 서민금융 지원제도 이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7.2%에 불과했다. 지원 기준에 안 맞는 것 같아서 포기했다(35.7%), 들어본 적도 없다(29.9%)거나 들어본 적은 있는데 너무 복잡하고 신청방법을 몰랐다(29.0%)는 답이 골고루 나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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