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차저'의 진화…힘의 상징서 친환경 핵심기술로
'터보차저' 공기 공급기, 출력과 연소 효율 향상
터보 장착 더 뉴 K5 2000㏄, 마력 172서 271로 높아져
BMW·메르세데스벤츠·포드, 엔진 다운사이징 핵심기술로
포드의 1000㏄ 포커스 연비, 1600㏄ 엔진과 맞먹어
처음 뵙겠습니다. 강한 남자, 털털한 남자, 강털보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털보, 아니 ‘터보’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터보라는 말을 자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BMW M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AMG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차량에 주로 장착됐던 터보가 일반 양산 차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죠. 최근 출시된 기아자동차 ‘더 뉴 K5 터보 GDI’가 대표적입니다. 앞서 출시된 현대차 벨로스터 터보도 있고요. 르노삼성자동차도 지난 6월 터보 엔진을 탑재한 ‘SM5 TCE’를 내놓았습니다. 강털보가 터보의 세계에 대해 쉽게 설명해 드리지요.
◆터보가 뭐예요?
일반적으로 터보(turbo)라고 말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터보차저(turbo charger·이하 터보), 우리말로는 ‘과급기’입니다. 말 그대로 ‘과하게 공기를 공급하는 기계’인데요. 배기가스로 터빈을 돌려 외부 공기를 강제로 많이 빨아들이고, 이를 엔진의 연소실로 집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연소실에 산소가 많을수록 폭발력이 강해지고 출력과 연소 효율이 향상됩니다. 그래서 터보를 단 엔진은 출력이 강하고 연비도 기존보다 좋아지는 것이죠.
터보의 개념은 19세기 말에 등장했고 1905년 자동차용 터보 디젤 엔진이 처음 개발됐습니다. 터보가 본격적으로 활약한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입니다. 당시 전투기에 적용됐죠. 고도가 상승할수록 공기압이 낮아 산소 농도가 희박해집니다. 이러면 전투기 엔진 출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공기를 강제로 흡입하는 터보가 적용된 것이죠.
터보 엔진을 적용한 최초의 양산 차는 1962년 출시된 미국 자동차 브랜드 올즈모빌의 ‘터보 제트파이어’입니다. 이후 1978년 스웨덴 사브의 ‘99 터보’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자동차 업체 간 터보 기술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의 첫 터보 차는 1990년 출시된 현대자동차 ‘스쿠프 터보’입니다. 직렬 4기통의 배기량 1500㏄급 터보 엔진이 장착된 이 스포츠카의 최고출력은 129마력이었습니다. 현재 이와 비슷한 체급인 벨로스터 터보 엔진(4기통·1600㏄)의 최고출력은 204마력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수치로 보이죠?
◆터보의 목적=‘출력+연비-배기가스’
20세기까지만 해도 터보의 목적은 저 강털보처럼 강한 차, 힘이 센 차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더 뉴 K5 터보 GDI를 예로 들어볼까요? 터보를 달지 않은 엔진을 자연흡기 엔진이라고 하는데요. 더 뉴 K5의 배기량 2000㏄짜리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출력은 172마력, 이 엔진에 터보를 달면 출력이 271마력으로 101마력(58.7%) 높아집니다. 배기량이 1000㏄나 큰 그랜저HG300과 비슷한 출력입니다. 힘이 세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죠. 스피드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20세기의 젊은이들에게 터보는 가장 매혹적인 옵션이었습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개념이 변했습니다. 터보가 ‘고성능 차’ 혹은 ‘마니아들의 필수 튜닝 아이템’에서 ‘친환경 핵심 부품’으로 위상이 높아진 것이죠. 이유는 고(高)유가와 환경오염에 있습니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해짐에 따라 엔진 배기량을 줄이고 연소효율을 높이는 ‘다운사이징’ 기술이 발전
습니다. 터보는 연소실에 산소를 많이 공급해 연소효율을 높인다고 좀 전에 설명해 드렸죠? 이렇게 연소효율이 높을수록 연비가 향상되고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는 적게 나온답니다. 때문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포드와 같은 양산 차도 다운사이징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포드의 배기량 1000㏄짜리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한 준중형 해치백 포커스의 연비는 미국 기준으로 19.9㎞/ℓ에 달합니다. 최고출력은 125마력으로 1600㏄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죠.
◆터보 종류 많기도 하여라
터보는 종류도 다양하고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터보가 하나인 ‘싱글 터보’에서 두 개인 ‘트윈 터보’가 일반화되는 추세입니다. 터보에는 고질병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터보 래그(turbo lag)’입니다. 이건 가속 페달을 밟는 시점보다 실제 가속이 되는 시점이 반 박자에서 한 박자 느린 걸 가리키는 말이죠. 배기가스가 터빈을 돌리기 전에는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초반 가속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이후 터빈으로 향하는 배기가스 통로를 하나 더 늘린 ‘트윈스크롤터보’가 등장했습니다. 더 뉴 K5 터보 GDI에 들어가죠. 터보는 하나지만 길이 두 개이니 효율성과 응답성이 향상됐죠. 터보를 하나 더 추가해 터보 래그를 개선하고 효율을 높인 것을 ‘트윈 터보’라고 부릅니다. BMW와 아우디, 랜드로버 등 디젤 강자들이 트윈 터보 엔진을 많이 사용합니다.
터보가 3개짜리인 ‘트라이 터보’도 있습니다. BMW가 국내에 판매 중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6 M50d’에 이 엔진이 적용됐죠. 그렇다면 터보가 4개짜리인 ‘쿼드 터보’는 없을까.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 차인 프랑스 부가티에 쿼드 터보가 달려 있습니다. 이 차에는 1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는데요. 4기통당 터보가 한 개씩 총 4개가 달려 있습니다. 최고출력이 무려 1200마력, 최고속도는 431㎞/h입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2.2초에 불과합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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