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로 배우는 인생 - 김재박 전 LG트윈스 감독
클럽도 야구도 제역할 중요
드라이버는 선발투수…아이언은 중간계투진
홀인원 두 번 했지만
조금이라도 욕심 내면 공이 딴 곳으로 가더라고요
“각자의 역할을 충분히 다 해야 게임에서 이길 수 있죠. 야구에서 팀의 선발투수부터 중간계투, 마무리 투수까지 모두 제 역할을 잘하는 게 승리의 전제 조건이듯 골프에서도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각기 다른 역할을 하는 클럽을 잘 다뤄야 좋은 스코어가 나옵니다.”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전 LG 트윈스 감독(59)은 골프와 야구에서 승리의 첫 번째 조건으로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구력 26년의 노련한 아마추어 골퍼 김 감독을 21일 서울 가락동 가락관광호텔에서 만나 그의 야구와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야구는 정규시즌이 길어서 투수운용을 잘해야 합니다. 엔트리에 투수가 11~12명 정도인데 선발 투수 5명, 셋업맨 4명, 롱 셋업맨 1~2명, 마무리 투수 1명 정도죠. 선발 투수가 6회 이상 던져줘야 불펜진에 부하가 걸리지 않고 1주일에 6일 경기 일정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부상 없이 각각의 역할을 잘 수행해줘야 좋은 성적이 나오죠.”
골프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웨지, 퍼터의 역할이 다 다르죠. 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경기에서 모두 평균 이상은 쳐야 좋은 스코어를 기대할 수 있어요. 드라이버가 선발투수라면 아이언이 중간계투진이고 퍼터가 마무리 투수라고 할까요.”
김 감독은 아마추어 선수로서 1982년 한국의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뒤 이듬해인 1983년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준우승(MBC 청룡·1983년)과 우승(LG 트윈스·1990년)을 이끌었고 프로경력 10년 동안 골든 글러브를 다섯 번 수상한 야구 천재다.
지도자로서도 신생팀 현대 유니콘스를 1996년부터 11년간 이끌며 네 차례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LG 트윈스 감독으로도 2007년부터 3년간 활동했다. 2010년부터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경기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경기감독관은 경기 개최 여부를 미리 판단하고 경기 중에는 경기가 원활하게 치러지는지를 감독하는 직책이다.
김 감독의 골프 경력은 MBC 청룡에서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던 1987년 당시 백인천 감독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겨울에 골프를 치면 체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시작했다”며 “3~4일 연습하고 필드부터 나가 클럽을 휘둘렀다”고 회상했다.
매년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뒤 11~12월에는 골프장에서 실전 라운드로 실력을 다진 김 감독은 싱글 골퍼(핸디캡 9)다. 정교한 플레이를 하면서도 드라이버로 공을 250~260야드 정도 날린다.
홀인원도 두 번 기록했다. 첫 번째 홀인원은 1995년 7월 동서울CC 아웃코스 9번홀에서 터뜨렸다. 김 감독은 “가파른 오르막 파3 홀이었는데 핀이 반밖에 안 보였다”며 “8번 아이언으로 친 뒤 올라갔는데 공을 찾았더니 홀에 들어가 있더라”고 회상했다.
“야구와 골프가 비슷한 점이 많아요. 골프 1라운드는 18홀이고, 야구는 9회에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니 둘 다 총 18번의 기회가 있는 거죠. 초반, 중반, 후반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습니다. 잘 나가다가 망치기도 하고 지고 있다가도 역전승을 거두기도 하는 흐름이 있어요. 순간의 상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앞으로 계획을 물어봤다. “KBO 경기감독관으로 일하면서 객관적으로 각 팀의 경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도자 시절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야구를 관찰하고 연구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지요. 다시 감독으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좋은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욕심을 버리고 9회를 기다려 봐야죠.”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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