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월세시대'…임대주택 10가구 중 4가구

입력 2013-08-20 17:52
수정 2013-08-21 00:20
작년 34%서 올들어 40% 육박…아파트 월세 비중 첫 30% 돌파


올해 거래된 전·월세 주택 10가구 중 4가구가 월세로 조사됐다. 아파트는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월세 주택 거래량 83만6637건 중 월세 주택은 32만5830건으로 38.9%를 차지했다고 20일 발표했다. 국토부가 월세 거래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2011년 평균 33%였으나 지난해 34%로 높아진 뒤 올해 40%에 바짝 접근했다.

월별로도 지난해까지 30~35% 수준을 유지하던 월세 비중은 지난 1월 처음으로 42.3%를 기록, 40%를 돌파했다. 이어 3월 40.2%, 7월 39.6%로 지난해에 비해 비중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는 1~7월 월세 비중이 평균 30.4%로 2011년 25.4%에서 2012년 25.7%로 상승한 뒤 처음 30%를 넘어섰다. 아파트는 다가구·다세대 등을 포함한 일반 주택에 비해 월세 비중이 낮은 편이다. 지난 1월 32.6%로 처음 30%를 넘어선 뒤 지난달에는 33.3%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토부의 전·월세 거래량에는 계약 후 동사무소 등을 통해 확정일자를 받는 전세와 반전세(보증부 월세)만 포함되고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순수 월세는 제외된다.

국토부의 ‘주택·주거실태 조사’에서도 지난해 수도권 주택의 월세 거주 비율은 23%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유형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2008년 이후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월세를 놓고 임대 수입을 챙기겠다는 집주인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세입자들은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 여름철 비수기에도 전셋값이 급등하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확산하는 월세가 시장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속도 조절’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연구소장은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임대시장의 구조 변화에 순응할 수 있는 시간과 정책이 필요하다”며 “임차인이 선호하는 전세 물량은 늘리고 월세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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