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53% 늘 때 애플 18%·인텔 29% 줄어
현대차, GM·포드보다 감소 덜해
주가 상승률은 뒤처져
코리아 디스카운트 여전
한국 대표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해외 경쟁업체 대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여파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비교 우위임을 확인시켜 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상대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주식시장 대표선수들 간 주가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실적 대비 저평가된 주가는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2분기 실적 ‘더 좋거나, 덜 나쁘거나’
18일 한국경제신문이 신한금융투자 등에 의뢰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달러 환산 2분기 영업이익은 8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애플의 영업이익은 125억5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8.4% 줄었고,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영업이익도 27억달러로 29% 감소했다.
반도체 휴대폰 등 개별 품목의 전 세계 판매는 부진했지만 삼성전자의 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이 애플을 넘어서고, 반도체 부문 실적도 개선되면서 경쟁업체를 웃도는 수익성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2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6% 줄었지만 제네럴모터스(-3.8%)와 포드(-9.2%)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덜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영업이익이 67억달러로 50% 넘게 늘어 엔화 약세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철강산업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포스코는 물론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다만 아르셀로미탈의 영업이익이 60% 가까이 줄어드는 동안 포스코 영업이익은 27.5%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만 계속 좋을 순 없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익 전망치 하향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주가 저평가 오히려 심화
상대적인 수익 방어능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 대표주자들의 주가 저평가는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선진지수와 MSCI한국지수 간 격차는 지난달 말 963.5로 2008년 6월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지수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선진국 주요 기업들보다 덜 올랐다는 의미다.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14.5%가량 떨어지는 동안 애플 주가는 8% 하락하는데 그쳤다. 인텔 주가는 오히려 8.2% 올랐다. 현대차 주가 상승률도 6.6%로 도요타(58.8%) 포드(31.7%) 제네럴모터스(24.3%) 등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지표도 국내 업체들이 훨씬 낮다. 미국 정보기술(IT) 업체와 자동차 업체들의 PER는 10배를 훌쩍 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PER는 6배에 불과하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증시의 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만큼 국내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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