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큐베이터 사업 되찾은 중진공 박철규 이사장 "수출中企 디자인 지원 늘리겠다"

입력 2013-08-18 17:15
수정 2013-08-18 23:00
인터뷰

독점 공공서비스 질 떨어져
KOTRA와 경쟁 바람직
사업성만 보는 대출 확대



“공공서비스도 경쟁과 협업 체제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사진)은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부문에서 공공기관이 사업을 독점해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져 궁극적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최근 KOTRA로부터 수출 기업들의 해외 진출 초기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인큐베이터(BI)’센터의 운영권 일부를 넘겨 받았다. KOTRA는 2008년 해외에서의 중소·벤처기업 수출 지원 업무를 일원화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중진공으로부터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브라질 베트남 등 11개국 총 17개의 BI센터를 넘겨 받아 운영해오다 최근 로스앤젤레스(LA)와 베이징 등 6곳의 운영권을 다시 중진공에 넘겼다.

박 이사장은 “중진공은 초기 수출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해온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사무공간 임대 등 기초 인프라 지원 중심이었던 BI센터 업무를 마케팅과 연구개발(R&D), 디자인, 금융 지원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런 BI센터 개편을 놓고 ‘기관 간 밥그릇 나눠먹기’라는 지적도 있다”면서 “두 기관이 BI센터를 더 잘 운영하기 위해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함으로써 서비스 질을 높이고 기업들의 만족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해외에 수출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전용매장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중진공이 미국 독일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같은 콘셉트의 매장과 경쟁하고 협력함으로써 더 나은 서비스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금융업무를 둘러싼 수출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간 경쟁, 기술 벤처기업의 보증업무를 놓고 벌이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간 경쟁도 그런 틀 안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또 “올해 하반기에는 수출기업뿐 아니라 내수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자금과 인력, 기술개발, 판로 지원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자금 조달”이라며 “이들이 적시에 부담없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중진공의 업무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출업무 직원들이 자리에 앉아 기업의 재무제표와 담보만 보고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중진공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며 “직원들이 발로 현장을 뛰어 기업의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를 위해 청년전용창업자금 예산(1600억원) 중 절반을 ‘2무(無) 1시(視)’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재무제표와 담보를 보지 않고 사업성만 따져 신용대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모든 정책자금을 이런 방식으로 운용하기는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기업을 판단해 신용대출 위주로 간다는 정책 방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조8700억원으로 1조200억원 증액된 중소기업 정책자금 집행과 관련해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재해 피해기업 긴급자금 지원 외에 기술 중소기업에 특허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사업 등을 새로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행시 24회인 박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해 1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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