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의 핵심 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4일 예정된 청문회에 모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국정조사가 또다시 파행 위기에 놓였다.
국정원 국조특위 소속 야당 위원들은 13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 두 증인의 청문회 불출석 입장에 대해 강력 규탄했다.
정청래 민주당 위원은 “원 전 원장은 국정원법상 전·현직 직원의 비밀유지 의무를 들어 출석이 어렵다고 했지만 이미 남재준 현 원장이 법에 따라 증언을 허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날 재판 준비기일이 겹쳐 불출석하겠다는 김 전 청장도 오전에 법정 출두한 뒤 오후에 청문회에 나오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또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대신 오는 21일 청문회에 출석할 의향이 있다고 새누리당 측이 밝힌 데 대해서도 “실제 이들 증인이 보내온 불출석 사유서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며 “이는 일단 시간을 번 뒤 그때 가서 안 나오면 그만이라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위원도 “결국 14일 청문회에 이들 두 증인이 나오지 않으면 여야가 이미 합의한 대로 강제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16일 두 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가 열릴 수 있도록 새누리당이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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