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6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2030 젊은층도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난을 겪는 2030 세대들이 구직 대신 창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공한 2030 프랜차이즈 대표들로부터 창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매장 수 50개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
'부드러운' 족발로 홍보 없이 월매출 1000만 원 웃돌아
10여년 전 의상학과에 다니던 평범한 대학생이 지방의 한 대학교 부근에 조그만 토스트 가게를 차렸다. 의상학 전공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군제대 직후 미련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는 이영환(35·사진)씨는 현재 전국 50여 곳에 매장을 연 족발·보쌈 전문점 '소담애' 사장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건 토스트 때문이었어요. 대학에 입학하면서 의상을 전공했는데 생각과 달리 제 적성과 맞지 않았어요. 당시 대학가 근처에서 토스트가 유행이었는데 이 아이템으로 장사를 제대로 해보면 되겠구나 싶었죠. 무작정 실행에 옮겼습니다."
충남 공주시에 있는 공주대학교 앞에서 시작한 이 대표의 토스트는 3개월 만에 월 매출 1억 원을 넘길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이후로 소위 '입소문'이 순식간에 나면서 가맹문의가 빗발쳤다는 것.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다른 아이템 개발에 몰두했다고 한다.
"토스트 장사가 잘됐지만 잠시 한때 유행할 것으로 생각했죠.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계절 즐겨 먹으면서 친숙한 음식이 뭐가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족발을 떠올렸습니다. 지금은 족발집이 많이 생겼지만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족발하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가 많지 않았어요."
이 대표는 그 길로 전국에 유명하다는 족발집을 전국 방방곡곡으로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직접 돈을 지불해 족발을 삶는 방법을 전수받은 것을 비롯해 기존에 없던 족발을 궁리한 끝에 '부드러운' 족발을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엔 쫄깃쫄깃한 족발이 전부였어요. 재래시장이나 일명 '족발 명인'들이 삶는 것들도 대부분 이런 형태였고요. 갓 삶아 부들부들하고 감칠맛이 나는 족발은 전혀 없었죠. 이런 족발이라면 소비자들도 꼭 찾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대전에 있는 오피스 상권 뒷골목에 79㎡(24평)짜리 소담애 1호점을 냈다.
"오픈해서 한 달까지는 하루에 10만 원 파는 게 전부였어요. 석 달이 넘어가자 단골 손님 생기기 시작하더니 매출이 조금씩 오르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자금이 많이 없어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거죠. 가게를 연 지 1년이 지나자 월 매출은 1000만 원 가까이 늘었고 2호점, 3호점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는 특히 소담애 족발만의 경쟁력으로 '당일 생산과 당일 배송' 원칙을 꼽았다.
"전국의 유명한 족발집은 거의 개인 족발 명인들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그만큼 누가 족발을 삶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소담애는 프랜차이즈 족발집으로는 유일하게 당일 생산된 족발만을 고객들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어요. 그것이 바로 소담애의 최고 경쟁력입니다."
이 대표는 연말까지 매장 수를 60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또 최근 론칭한 육개장 브랜드 '이화수 전통 육개장'도 소담애 만큼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평범한 의상학도에서 5년 만에 매장 수 50개의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한 그는 2030 예비 창업인들에게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족발이나 육개장은 새로운 아이템은 아니에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친근한 음식들입니다. 그러나 관점을 바꿔서 이걸 어떻게 하면 다르게 만들어 볼 수 있을까 고민을 한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건 없어요. 관점을 조금만 바꿔보세요."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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