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폭스바겐 정비사 "인턴십에 미스터리 쇼퍼까지…수입차 정비 못미덥다고요?"

입력 2013-08-12 11:11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늘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서비스센터 입니다. 이곳 서초서비스센터에도 하루에 50여대가 입고되면서 일손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그나마 어프란티스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어 다행이죠."

낮 기온이 31도까지 치솟은 지난 9일 폭스바겐 서울 서초서비스센터. 폭스바겐코리아 어프란티스 프로그램의 1기 졸업생 조영완 정비사(25·사진)는 한 여름 뜨거운 자동차 엔진과 씨름하느라 이마에 맺힌 땀을 연신 훔쳤다.

매달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양적 파이를 키워가고 있는 수입차 업계가 애프터서비스(A/S)의 질적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대학(한국폴리텍 1대학, 두원공과대학, 인하공업전문대학) 자동차학과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실무자로 채용하는 어프란티스 프로그램도 그 중 하나.

조영완 정비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졸업(한국폴리텍 1대학 자동차학과)도 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서비스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주로 경력직을 채용하는 정비업소의 특성상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동기들보다 빠른 출발을 한 셈이다.

그는 총 6개월의 교육 기간 중 첫 3개월은 폭스바겐 기술 아카데미에서 자동차 정비 기술 이론과 브랜드에 대한 교육을, 남은 3개월은 서비스센터에서 현장 실습 과정을 이수했다.

조 정비사는 "실무교육을 받은 덕에 현장에 투입되자마자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정비는 신속함이 중요한데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은 동료들보다 손이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남들보다 빠르게 사회생활을 시작해 적응해가고 있는 그지만 수입차 정비사로서 고충도 만만찮다고 털어놨다.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넘어오는 고객들이 늘어난 만큼 국산차에 적용되는 서비스 기준을 요구하는 고객이 많다는 것.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고 그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정비기간이나 비용에서 국산차와 차이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국산차와 비교해 과잉 정비 아니냐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죠."

이런 오해를 없애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수입차 업계에서도 여러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정비사와 고객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돕은 어드바이저(Adviser)와 고객으로 가장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고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Mistery Shopper)가 대표적이다.

조 정비사는 "정비사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경우가 많은 국산차와 달리 어드바이저와 상급 정비사가 정비 내용을 검토하기 때문에 견적 부풀리기는 불가능하다"며 "불시에 방문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서비스센터와 인력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어프란티스 2기는 1기보다 지원자가 늘었고 여학생도 있다고 들었다"며 "수입차 업체들이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정비사 인력을 키워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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