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삼성 부회장 딸인데…" 수십억 사기女

입력 2013-08-11 18:13
수정 2013-08-12 00:06
"경매투자 고수익 낸다"…9명 돈 받아 명품 탕진


지난 5월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호텔리베라 1층 레스토랑 마실. 레스토랑 중앙에서 한창 식사 중인 한 팀이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옷과 구두, 액세서리를 명품으로 치장한 30대 초반의 앳돼 보이는 여성 뒤로는 검정색 정장을 차려입은 경호원 3명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자리를 함께한 50대 초반의 모은행 지점장 A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중년 부인 두 명에게 ‘젊은 여성’을 ‘S사 부회장의 숨겨놓은 딸’이라고 소개했다. 반신반의하던 중년 부인들은 A씨가 건넨 수십억원의 통장 잔액을 확인한 뒤 투자를 약속했다. 식사가 마무리될쯤 30대 초반의 여성은 중년 부인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고급 승합차를 타고 호텔을 먼저 떠났다.

삼성그룹 부회장의 숨겨놓은 딸 행세를 하며 유명호텔 레스토랑에서 경호원을 대동한 채 보란듯이 식사를 하고 수십억원이 든 통장을 가지고 다니며 영화 같은 사기행각을 벌여온 30대 초반의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경매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이모씨(여·31)를 구속하고 홍모씨(50)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삼성그룹 전 부회장 이모씨의 숨겨진 딸을 사칭해 투자자들에게 접근한 뒤 경매 물건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수 있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9명으로부터 22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범행수법은 대담하고 치밀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인터넷 역할 대행사이트에서 홍씨를 고용해 은행 지점장이자 자신의 재산관리인으로 위장시켰다. 투자자들을 만날 때 함께 다니며 홍씨로 하여금 자신을 삼성그룹 전 부회장의 숨겨진 딸로 소개하도록 했다. 이씨는 재벌녀처럼 보이려고 평소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승합차를 이용하고, 경호원 3~4명을 고용해 주변에 배치하는 등 남들의 시선을 끌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평소 거액을 상속받은 것처럼 보이도록 70억원의 잔액이 남아 있는 가짜통장을 만들어 보여주거나, 가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실제 이씨가 구입한 경매 물건은 없었다.

이씨는 이렇게 투자자들에게 받은 돈으로 한 번에 수십만원이 드는 피부관리를 받고, 명품과 보석을 사 백화점에서 VIP 대우를 받으며 방탕한 생활을 해왔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병원장 부인부터 자영업자, 농민 등 다양했다.

영화 같은 이씨의 범행은 서울 역삼동 모생명보험사 재무설계직원 허모씨로부터 5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고 투자를 진행하던 중 덜미가 잡혔다.

홍선표/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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