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엘이디 인수로 날개 단 제일모직…"OLED소재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입력 2013-08-11 17:47
수정 2013-08-12 04:33
CEO투데이 - 박종우 제일모직 사장
핵심소재 개발 역량이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연구개발 시너지 높일 것



“앞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은 핵심소재 개발 역량에 달려 있다.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자.”

전자재료 부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제일모직 박종우 사장(사진)이 직원들에게 수없이 당부하는 얘기다. 최근 독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기업 노바엘이디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사장은 “노바엘이디 인수는 차세대 OLED 소재의 연구개발 시너지를 획기적으로 높여 제일모직이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삼성이 세트와 부품, 소재의 일원화 측면에서 OLED TV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제일모직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1731억원을 투자해 노바엘이디 지분 50%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이 회사의 해외투자로는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삼성전자도 지분 40%를 인수하기로 해 삼성벤처투자의 기존 지분 10%를 포함, 삼성 계열사들이 노바엘이디 지분 100%를 갖게 됐다. 총 인수 금액은 3455억원이다.

노바엘이디는 독일 드레스덴대에서 설립한 뒤 분사시킨 소재 전문 벤처기업이다. 고효율 OLED용 소재의 핵심기술과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총 출원 특허 수는 530여건에 달한다. 작년 매출은 3300만달러(약 366억원)를 기록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노바엘이디는 13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갖고 있고 석·박사 이상의 연구인력이 전체 직원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차세대 핵심소재 연구 분야에 특화된 회사”라고 소개했다.

제일모직은 노바엘이디 인수를 계기로 전자재료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노바엘이디는 제일모직의 전자재료사업부 산하 독립 법인으로 운영된다. 제일모직은 2007년 OLED 소재 개발에 본격 착수했으며 2011년 3월 경남 양산에 OLED 소재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 4월에는 갤럭시 S4에 적용되는 전자수송층(ETL) 소재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제일모직 측은 “OLED 소재 부문에서 기존의 기술추격형 사업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선도형 사업으로 변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매출의 26%를 전자재료 사업으로 올렸다. 특히 전자재료는 회사 영업이익의 52%를 차지해 효자 사업으로 부상했다. 반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화학 부문은 영업이익의 27%, 패션 부문은 20%에 그쳤다. 제일모직이 성장성이 돋보이면서 수익성까지 받쳐주는 미래형 전자 소재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사회사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68억달러에서 2017년에는 200억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은 독일의 머크, 미국의 다우 등과 같은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삼성전기 사장을 지낸 뒤 2011년 말부터 제일모직을 이끌어온 박종우 사장은 미래형 전자재료 및 화학 소재 부문을 적극 육성해왔다.

박해영 기자 bono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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