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민오 NHN 지도지역실장
“지도가 모바일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킬러 콘텐츠’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김민오 NHN 지도지역실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PC에서는 10위권이던 네이버 지도의 트래픽 순위가 모바일에서는 5위 안에 들 정도로 껑충 뛰었다”며 “네이버가 내놓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중에서도 ‘네이버 앱’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이 지도”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지도 서비스를 담당하다 2010년 NHN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지도서비스 전문가다.
그는 “이동하면서 정보를 탐색하고 소비하는 플랫폼은 사실 지도밖에 없다”며 “구글이나 애플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지도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가 열리긴 했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은 더 멀리까지 내다보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예컨대 목적지를 말하면 알아서 찾아가는 스마트카나 구글글라스와 같은 ‘입는 컴퓨터’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오면 각 업체들의 지도 데이터와 기술이 경쟁력의 바탕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 실장은 “구글을 비롯해 아직까지 어떤 곳도 지도를 통해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계속 지도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를 내다본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NHN 역시 네이버 지도에 매년 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인건비를 제외하고 지도 정보를 항상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는 데 드는 돈만 따져도 그렇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가에 들어선 가게가 1년에도 몇 차례씩 사라졌다 생기고, 도로의 규정속도나 회전신호 등도 바뀌기 때문에 1년 365일 현장조사를 하는 차가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를 전국적으로 확인해야 하다 보니 유지보수비만 따져도 돈이 굉장히 많이 드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구글이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으로 지도 서비스를 계속 확장하고 있는 점은 그의 고민거리다. 김 실장은 “구글은 직접 인공위성까지 쏘아올려 지도 정보를 수집할 정도로 열성적”이라며 “국내 포털들이 지금까지는 거리뷰나 항공뷰 등으로 1차 방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구글이 다른 것과의 융합으로 지도서비스를 해온다면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는 한 국가의 지리와 공간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나라의 주권과도 관계가 있다”며 “구글과의 경쟁이 국내 지도서비스의 질을 높인 계기가 됐지만 특정 기업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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