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광주광역시에서 몇몇 치위생사가 병원에 보관된 ‘폐금니’를 팔아넘기다 절도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발생했다. 폐금니는 자신의 돈을 들여 신체 일부에 금을 사용하는 것인 만큼 당연히 환자에게 소유권이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피고름 등 감염성 폐기물이 묻은 경우엔 소유권 여부를 떠나 폐기물 처리 대상이 된다. 반면 이물질이 묻지 않고 자연스럽게 발치될 경우 제품은 환자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 병원 처분에 맡기는 환자도 있는데 이 경우 병원은 폐금니를 보관하게 된다. 이런 보관된 폐금니를 야금야금 빼돌려 쏠쏠한 재미를 본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금니라도 팔아야 하나’하고 고민하는 사람이나 치과병원도 많은 모양이다. 심지어 “빠진 금니도 다시보자”는 우스갯소리도 생겼다. 몇 년 전만 해도 버려졌던 폐금니는 금값이 한 돈에 20만원을 넘어서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폐금니 시세는 개당 3만~4만원에 형성돼 있다. 폐금니가 쌈짓돈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어디서 금니를 매입하는지, 매매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업체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예스바이오골드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금니대장’ 권용찬씨가 그 주인공이다.
예스바이오골드는 치과용 합금을 비롯해 치과용 3D프린터, 치과용 세라믹 소재(Empress) 분야를 연구하며 컴퓨터지원디자인 및 제작(CAD·CAM), 블록·근관치료용 재료, 치주조직재생용 재료 등 미래 선도형 치과재료를 연구·개발하는 업체다. 치과재료 및 세라믹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연구원들이 최신 소재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서울대·연세대 치과병원로부터 치과용 귀금속합금 납품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우수의약품제조 및 관리기준(GMP)을 갱신하고, 올해 4월에는 제품력을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CE마크를 획득했다.
국내 대학 및 연구소와 산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 회사 권용찬 대표는 “과학적·체계적인 공정관리와 철저한 품질관리로 치과 폐금니 리사이클사업을 활발히 벌여 사세를 확장하겠다”며 “그동안 별다른 기준 없이 개인사업자에게 거래되던 폐금니를 명확한 기준에 입각해 투명한 거래내역을 제시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폐금니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폐금니 매입은 우편 접수나 출장, 방문을 통해 이뤄진다. ‘금니대장 권용찬’ 사이트에서는 ‘사진 감정’ 코너도 마련해 미리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지 예상해 볼 수 있다.
권 대표는 “치과 폐금은 순금이 포함된 치과용 귀금속 합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치과 치료 후 발치한 금니·포세린·인레이·크라운·브릿지는 소량이라도 분명 화폐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힘든 경제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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