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에 들어간 트렌스젠더 '스티커' 발부

입력 2013-08-08 15:46
수정 2013-08-08 15:49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한 남성이 대중목욕탕여탕에 들어갔다가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주민등록상 ‘여성’으로 전환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선처했다.



다만 돈을 내지 않고 목욕탕에 들어간 점에 대해선 경범죄처벌법을 적용, 2만원짜리 스티커를 발부했다.



8일 오전 8시께 수원남부경찰서 곡선지구대로 112신고가 접수됐다. 권선구 한 대중목욕탕 여탕 탈의실에 ‘여장남자’로 보이는 30대가 들어왔다는내용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머리를 어깨까지 기르고 치마를 입은 김모(31)씨를 붙잡아 지구대로 연행했다.



경찰에서 김씨는 이미 성전환수술을 했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1’에서‘2’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돈을 내지 않고 여탕에 들어간 이유도 휴대전화를 받지 않는 아는 ‘언니’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승낙을 얻어 지구대 여경을 통해 몸을 검사한 경찰은 김씨가 신체적으로는 여성임을 확인했다.



또 목욕탕 관리인이 딱한 사정을 듣고 “처벌의사가 없다”고 진술, 선처하기로했다.



다만 김씨가 돈을 내지 않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간 점에 대해선 경범죄처벌법상무단침입 혐의를 적용,2만원 짜리 스티커를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여탕에 들어간 것이 성폭력 관련 법이나 형법(주거침입)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지만 피해도 경미한데다 목욕탕 관리인이처벌의사가 없다고 진술함에 따라 선처했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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