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커피 사랑’ 덕에 커피믹스, 커피 전문점, 에스프레소 머신 등 관련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성장 대열에서 탈락한 부문도 있다. 단돈 200원으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공간이었던 커피 자판기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국자동판매기운영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커피 자판기는 2008년 말 10만9214개에서 2011년 말 5만1782개로 급감했다. 해마다 2만개꼴로 줄어 불과 3년 새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최근에는 5만개 선마저 무너졌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에 커피자판기가 처음 등장한 건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롯데산업(지금의 롯데상사)이 일본 샤프에서 400대를 도입해 설치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빠르게 늘어났다. 연간 신규 출고 대수도 2000년대 초반 2만대를 넘었으나 최근에는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그 많던 자판기가 왜 이렇게 순식간에 줄어든 것일까. 커피업계에선 그 원인을 커피 전문점과 편의점이 급속히 증가한 데서 찾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자판기용으로 납품하는 분말커피 매출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판기 창업컨설팅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 자판기’와 같은 대체 아이템도 나왔지만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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