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꺾인 IT주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3-08-08 14:48
최근 정보기술(IT)주들이 코스피지수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IT주 투자 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보다는 개별 종목 모멘텀을 갖춘 LG전자와 삼성SDI 등 옐로칩(중가 우량주) 종목군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4.53% 하락해 120만원 초반대로 재차 후퇴했다. 오후 2시30분 현재 전날보다 1000원(-0.08%) 내린 122만1000원에 거래되며 혼조를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고점 우려에 따른 성장성 둔화, 제품별 차별화 포인트 약화 우려 등이 투자심리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전자 업종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상반기에 과도하게 주가에 실린 기대감이 하반기에 비관론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2.82% 급락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추가로 2.38% 밀렸다. 현재 전날보다 300원(1.13%) 떨어진 2만6250원을 나타내고 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D램 현물가격 하락으로 비관론이 강화되고 있어 단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현물가격 하락이 주는 공포감의 정점이 고정거래가격 하락이라면, 이 시점에 이르러 투자심리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에서 시작된 모바일에 대한 고점 우려와 상반기에 집중된 수급 쏠림현상에 대한 되돌림 과정이 IT주들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이 이달 들어 IT주를 꾸준히 팔고 있다는 점에서도 대형 IT주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2413억 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IT주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주보다는 LG전자와 삼성SDI 등 옐로칩군 중심 투자가 바람직하다"며 "업종으로는 IT를 피한다면 자동차 정도가 대안이 될 만 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새로 출시한 스마트폰 'G2'가 주가 향배를 좌우할 것이란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 과거 제 2의 '초콜릿폰'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삼성SDI는 아직 실적에 기여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전기차용 전지 및 에너지스토리지시스템(ESS) 사업부의 중장기 성장성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특히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모터스가 2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 2차전지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업계에선 휴대폰 관련 일부 IT 부품주들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IT 업종이 의미 있는 반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가격 매력도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거나 중저가 스마트폰 확산에 대한 우려가 불식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일부 부품 업체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가격 매력을 고려하면 현 시점이 IT주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성현 연구원은 "남은 3분기의 하락 구간에서는 IT를 챙겨갈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분명히 싸고, 수익성 지표에 비해서도 가격이 상당히 벌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4분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수입 모멘텀이 기대돼 이 시기에 IT주들이 최근 벌어진 간극을 메워 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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