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슈퍼박테리아가 '슈퍼'가 아니라고?

입력 2013-08-06 17:03
수정 2013-08-07 03:11
이준혁 중소기업부 기자 rainbow@hankyung.com


1976년 미국 전역이 ‘돼지인플루엔자’로 들썩거렸다. 미국 뉴저지에 있는 육군부대 병사가 감기 증세로 입원했다가 얼마 뒤 고열로 사망했다. 진단은 돼지인플루엔자 감염이었다. 그 뒤 네 명의 군인이 비슷한 증세로 입원했지만 보건당국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2주 뒤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대한 조사결과는 충격을 안겨줬다.

보건당국이 발견한 바이러스는 1918년 전 세계를 강타해 미국에서만 50만여명의 희생자를 냈던 독감바이러스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전체가 공포에 떨었다.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인플루엔자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미 의회는 2억1500만명이 접종받을 분량의 백신 예산을 즉시 승인했다. 다행히 인플루엔자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당국의 감염 대응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분해 효소 생성 장내 세균·CPE)가 인도로부터 들어와 환자 63명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양병국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지난 5일 기자 간담회에서 “공중보건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일찌감치 결론을 내렸다. ‘별거 아닌 장내 세균’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면서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 역시 다재내성균이라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PE는 장에 존재하다가 상황이 바뀌면 감염을 일으키고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보건당국이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본다는 지적이다.

이번 신종 슈퍼박테리아 감염은 순식간에 국내 13개 병원에 확산됐다. 어디서 어떻게 전파됐는지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문제는 과거 슈퍼박테리아도 이번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질환에 맞서는 것은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다. 눈앞에 다가온 적을 두고 ‘아직 피해는 없으니까’라고 말한다면 보건당국자로서 직무 유기다. 2009년 여름 감기인 줄 알았다가 초동 대처를 제대로 못해 240여명이 목숨을 잃었던 신종 플루(H1N1)의 뼈저린 기억을 잊었는가.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철저한 정체 파악과 함께 초동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이준혁 중소기업부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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