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4년 차인 A대리는 올해 여름휴가 대신 지인이 추천해준 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기로 했다. 평소 업무로 바빠 이직을 준비할 틈이 없었던 그는 휴가 동안 다른 곳도 몇 군데 더 지원할 예정이다.
A대리처럼 이직을 생각 중인 직장인 62%는 여름휴가 대신 이직 준비에 올인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에 따르면 '여름휴가 기간 중 이직 준비 계획'을 묻는 설문에 이직을 생각하는 직장인 62.2%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은 지난달 12~25일 이직을 계획 중인 직장인 258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휴가 기간에 이직을 준비하는 이유로는 △최대한 빨리 이직하고 싶어서(41.2%·복수응답) △평소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39.9%) △회사 눈치를 안 보고 할 수 있어서(39.1%) 등의 답변이 고르게 나왔다. '휴가 기간 동안 시간이 많아서'(24.9%)란 이유도 있었다.
휴가 기간에 실제로 준비하는 이직 관련 활동은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72.5%)이 1순위였다. 입사 지원서 제출(56.6%)과 경력기술서 작성(37.5%)이 뒤를 이었고, 면접전형 응시(19.5%) 자격증 등 시험 응시(17.6%) 외국어 등 공부(16.8%) 헤드헌터 접촉(14.2%) 포트폴리오 준비(10%) 순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75.2%)이 회사에는 이직 준비를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직이 확실히 결정된 뒤 말할 생각'(56.6%)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이직에 실패할 수 있고(43.8%) 굳이 이직 준비를 알려야 할 필요를 못 느껴서(37.2%), 상사와 동료들의 눈치가 보여서(34.2%) 등의 이유를 꼽았다. '부정적 평판 조회가 우려돼서'(19.9%), '이직을 반대하거나 붙잡을 것 같아서'(16.9%) 등의 답변도 나왔다.
휴가 대신 이직을 준비하는 데는 평소 직장생활 중 이직 준비가 어려운 것도 한몫 했다. 직장인들은 직장생활과 병행할 경우 제대로 이직을 준비하기 어렵고(28.3%) 면접 등 시간을 자유롭게 못 내거나(21.5%) 업무·야근 등 일에 치여 자꾸 미루게 된다(19.9%)고 느꼈다.
사람인 임민욱 홍보팀장은 "이직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다면 여유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다만 이직이 결정됐다 해서 철저한 인수인계 없이 퇴사하는 등의 행동은 동료들에게 피해가 될 뿐 아니라 스스로의 평판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삼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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