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내·외국인 증권투자 해외 순유출 자금이 141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당시 132억8000만 달러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투자 순유출 자금은 141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이 순유출로 전환된데다 저금리 환경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내국인 자금까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순유출 규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자금 유입액은 전년 동기(182억 달러)보다 95% 감소한 1624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유출액 1730억 달러보다 106억 달러가 적다. 채권투자자금도 전년 동기 122억 달러보다 8억 달러 줄어든 114억 달러에 그쳤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늘어났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이탈자금이 전년 동기보다 74.6% 증가한 149억 달러에 달했다. 저금리 등 국내 투자환경이 악화되면서 높은 금리를 쫓아 간접투자 자본이 늘어난 탓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늘고,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줄어들었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린 자본유출의 본격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투자의 순유출은 3월부터 4개월 연속 지속됐지만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연내 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한 6월에 53억 달러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순유출액은 3월 34억 달러, 4월 19억 달러, 5월 12억 달러로 집계됐다.
외환당국은 7월에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되는 등 특별히 걱정할만한 상황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기초 체력이 다른 신흥국보다 튼튼하기 때문에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만일에 대비해 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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