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놓고 '찢어진 동업자'…유진기업 - LG CNS 격돌

입력 2013-08-02 17:01
수정 2013-08-02 23:06
차기 운영권자 13일 선정
현재 공동사업자인 두 회사, 각각 다른 업체와 연합

상대 약점'빠삭'
도덕성 평가 도입 … 수주 승부처, 보안 위험 vs 입찰담합 '공격'


연 3조원 규모인 로또복권 차기 운영권을 놓고 현재 사업자 컨소시엄 내 최대 주주와 2대 주주가 대결을 벌이고 있다. 차기 사업자는 오는 12월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로또복권 운영권을 갖게 된다.

○운영노하우 vs 솔루션 노하우

오는 13일 사업자를 선정하는 3기 로또복권 운영권을 놓고 현재 사업자인 ‘나눔로또’의 최대주주 유진그룹과 2대 주주 LG CNS가 경합하고 있다. 양측은 수수료 및 정보기술(IT) 노하우 공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3기 사업에서 각자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진그룹은 LG CNS가 빠진 ‘솔루션 운영업체’ 자리에 대우정보시스템을 참여시켰다. 이에 따라 현재 사업자인 나눔로또는 유진그룹 농협 대우정보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윈디플랜, 그리스 IT전문업체 인트라롯 등이 주축을 이룬다. LG CNS는 인쇄복권 사업자인 연합복권과 우리은행 오이지소프트 위테크시스템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어느 측이 승리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총 1050점의 배점 가운데 사업수행부문(400점)에서는 유진그룹 측이, 시스템부문(400점)에서는 LG CNS 측이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점인 가격부문에서는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3기 사업자 선정에서 처음 도입되는 도덕성(50점)이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열한 약점 공략

LG CNS 측은 유진그룹 컨소시엄에 참여한 인트라롯을 문제 삼고 있다. LG 관계자는 “인트라롯은 로또 사전조작 논란으로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을 때 온라인복권시스템 전체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3기 사업부터 국산 온라인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며 “인트라롯이 참여한 나눔복권 측이 사업자가 되면 해외 업체에 정보가 공개되는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 CNS는 국산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제작, 납품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나눔복권 측은 LG CNS의 입찰담합 사례를 거론하고 있다. 대법원은 서울시가 2010년 발주한 도로교통관리시스템 설치공사 입찰에서 ‘LG CNS가 담합했다’고 판정한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 LG 측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처분취소소송에 대해 지난달 12일 기각 판결했다. 서울시가 이를 최종 확정하는 결정을 내리면 LG CNS는 입찰에 제한받는 ‘부정당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다. 다만 로또복권 입찰일인 오는 13일 이후 확정 결정을 내리게 되면 이번 입찰에서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해외사업 발판 의미도

양측이 로또복권 운영권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안정적인 매출 확보 외에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로또복권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국내 복권 발행액은 지난해 2조8332억원으로 온라인 복권이 89.1%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인쇄복권(9.3%)과 전자복권(1.6%)이다. 현재 사업자인 2기 로또는 온라인복권만 운영했으나 3기부터는 통합운영된다.

로또운영사업자 수수료율은 2%로 연간 수익은 500억원 수준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해외 진출 시 자국 내 운영 경험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에 이번 사업권을 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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