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생산장비 산업은 제조업의 토대

입력 2013-08-01 17:29
수정 2013-08-01 22:22
"수입의존도 높은 핵심 공정설비
제조업 경쟁력 배가 못하는 이유
R&D투자로 성장동력 삼아야"

이기섭 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우리의 최우선 정책은 미국을 새로운 일자리와 제조업의 나라로 만드는 것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13년도 연두교서의 한 구절이다. 미국이 양질의 일자리와 제조업 부활을 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제조업 기반이 강한 독일과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이 제조업 기반이 약한 영국, 스페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과 제조업의 안정적인 고용창출력에 대해 새롭게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미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인도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도 최근 들어서 제조업 부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역시 제조업 중심의 경제 성장을 통해 스마트폰,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이나 일본 등 다른 제조업 강국과 차이가 나는 것이 한국은 최종 제품은 경쟁력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제품 생산을 위한 주요 생산설비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생산장비산업은 1992년 세계 18위 수준에서 꾸준히 성장해 2011년 수출 420억달러, 점유율 3.6%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동안 생산설비의 국산화 개발을 위해 노력은 많이 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장비는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특히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반도체의 경우 핵심 공정장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생산장비의 80%,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생산장비의 70%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핵심 생산장비를 수입하다 보니 이들 산업이 호황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한다 해도 주로 고가의 외산장비 수입이 늘어나므로 수출이 내수확대로 연결되지 않아 수출의 부가가치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다. 또한 외산장비를 생산공정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기술유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게다가 대기업이 생산장비를 수입에 의존하는 바람에 수요기반이 약한 국내 중소 생산장비 기업은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생산장비 기술개발의 의욕마저 약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생산장비는 부품·소재, 공정, 인력과 함께 제조업 경쟁력의 4대 요소 중 하나로, 제품의 품질, 부가가치, 시장수요 등을 결정하는 제조업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산업이다. 또 생산장비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된 시스템형 산업이다. 기술수준이 높은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량 생산라인에서는 단 하나의 생산장비만 잘못돼도 생산라인이 멈추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생산설비는 생산장비에 요구되는 높은 신뢰성 때문에 후발 생산장비 기업이 좀처럼 진입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산업이며 그렇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따라서 제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부가가치 확보를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생산장비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산업 중 하나로도 꼽힌다. 고용 효과를 보여주는 고용유발계수가 7.4로 제조업 평균인 5.3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자동차(6.4), 선박(5.8), 반도체(4.2), 철강(3.5), 석유제품(0.9)보다도 월등히 높은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제조업 부활과 신흥공업국들의 지속적인 제조업투자 확대와 함께 생산장비산업의 세계 시장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최종제품시장에서 신흥개도국에 점차 추격당하는 넛크래커 상황인 우리에게, 생산장비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유망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생산장비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기술경쟁력을 빠른 시일 내에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우리 경제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창조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기섭 < 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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