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목동의 노래'가 금지곡이 된 사연

입력 2013-08-01 17:02
수정 2013-08-02 03:17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유럽 전쟁의 역사에서 스위스 용병은 그 용맹함으로 이름을 떨쳤다. 산악에서 나고 자란 스위스인들은 강인한 체력을 지녔지만 척박한 환경 탓에 생활의 곤궁함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많은 남자들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이웃나라의 전쟁에 돈을 받고 참전하는 용병이 됐다.

그 용맹스러운 스위스 전사들에게는 하나의 금기사항이 있었다. 절대로 ‘목동의 노래(Ranz des Vaches)’를 불러서는 안 됐다. 이 노래는 스위스 농가에서 치즈를 만들 때 목동이 높은 산으로 소를 몰고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민요로 그 애조 띤 멜로디가 듣는 이로 하여금 아련한 향수에 젖게 만든다. 이 노래를 부르는 용병치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전장의 군인에게 가장 큰 독은 감상에 빠지는 것이다. 향수에 젖은 군인들은 전의를 상실하기 십상이고 때로는 향수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단다.

스위스의 전통악기인 알펜호른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도 바로 이 ‘목동의 노래’다. 지난달 28일 막이 오른 스위스 넨다즈의 국제 알펜호른 축제에서도 단연 중심이 된 곡이다. 병사를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로 절절한 향수는 인간의 원초적 갈망이다. 대지의 탯줄, 어머니의 탯줄이 자리한 그곳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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