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는 5761개뿐
내아이 이름 한자 맘껏 택할 수 있었으면
민현주 <새누리당 국회의원·대변인 newrules@na.go.kr>
요즘 언론을 통해 자주 듣는 얘기 중에 ‘손톱 밑 가시’라는 말이 있다. 최근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한 작은 제도적 장벽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런 장벽을 허물어서 보다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촉진하겠다는 의미로 손톱 밑 가시 뽑기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공적 경제 분야뿐 아니라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손톱 밑 가시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내가 아는 한 지인의 이야기다. 결혼한 지 3년 정도 지났을 무렵 둘째 아이를 갖게 됐다. 두 사람은 첫째 아이처럼 둘째 아이 이름도 직접 정하기로 하고 고민을 거듭했다. 좋은 뜻을 가진 특별한 이름을 선물하고 싶었고, 출산을 앞두고는 몇 날 며칠 한자사전을 뒤졌다. 결국 ‘완전한 사랑’이란 의미로 사랑할 ‘아’와 완전할 ‘윤’자를 써서 ‘아윤’이란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공들여 지은 이름을 법적으로 등록할 수가 없었다. ‘인명용 한자’라고 해서 이름으로 쓸 수 있는 한자 범위를 법으로 정해놓은 제한 규정 때문이다. 이 규정은 1991년 시행됐고, 대법원은 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와 이름 사용 빈도가 높은 900여자를 기초로 ‘인명용 한자’의 범위를 정해 현재 5761개의 한자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명용 한자’에는 이름에 사용하기 힘든 한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오히려 사용하고자 하는 뜻의 한자는 없는 등 허용되는 한자 범위가 협소해 지속적인 추가 요구가 있었다.
대법원은 ‘인명용 한자’의 범위가 협소하긴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모든 한자를 그때그때 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현재도 추가 신청이 있을 때는 검증 절차를 거쳐 등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대법원의 입장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의 행정시스템이 한자 데이터베이스가 잘 구축된 한글프로그램과 달라 다양한 한자를 실시간으로 추가하기가 힘들 수 있고, 사전에도 없는 한자나 정자(正字)가 아닌 속자(俗字)약자(略字)를 공문서에 쓰기에는 부적합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6만9971개의 한자가 데이터베이스로 이미 구축돼 있어 기술적으로 새로운 한자를 실시간 추가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데이터베이스상 한자가 공문서에 쓰기에 적합한지 미리 검증해 두면 검증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행정적 절차가 때로는 국민의 삶을 규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절차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 내 아이 이름의 한자를 마음껏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 장벽을 없애는 것도 ‘손톱 밑 가시 뽑기’의 중요한 노력이 아닐까.
민현주 <새누리당 국회의원·대변인 newrules@n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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