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 3代 걸친 '수액제 고집' 빛봤다

입력 2013-07-31 16:41
수정 2013-07-31 22:05
세계1위 美 박스터와 '영양수액제' 연 1억弗씩 10년간 공급 계약

조부는 기초수액제 개발…부친은 전용공장 세워…아들이 '차세대 수액' 성공



JW중외제약과 JW생명과학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국내 1위 수액제 업체 JW홀딩스(부회장 이경하)는 3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박스터와 영양수액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박스터는 JW생명과학이 개발한 영양수액을 미국 유럽 등에서 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계약금 2500만달러와 각국별 허가 상황에 따라 추가로 100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국가별 임상 3상 시험이 끝나고 판매가 시작되면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

○차세대 영양수액제로 해외 진출

이경하 JW홀딩스 부회장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완제의약품 가운데 최대 규모의 수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영양수액제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은 다국적 제약사인 박스터가 먼저 요청해 진행됐다는 점에서 JW중외 측은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스터는 지난해 매출 15조원을 기록한 세계 1위 수액제 업체다. 기초수액제보다 가격이 수십 배 높은 영양수액제 시장은 2011년 29억달러에서 2018년 48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스터를 선두로 프레지니우스 카비, 비브라운 등 3대 메이저 업체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JW중외그룹은 박스터의 마케팅 능력과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각국에서 판매가 본격화되면 연간 1억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은 10년 동안 배타적으로 공급하는 조건이다.

○‘3대’째 이어가는 수액제 사업

이경하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액제로 태어난 중외제약에 수액 사업은 정체성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우여곡절을 거쳐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제품이 영양 수액제라는 데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액제는 JW중외 오너 3대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1945년 수액제 생산으로 출발한 중외제약은 창업자 고 이기석 사장이 1959년 국내 최초로 기초 수액제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부친의 뒤를 이어받은 이종호 회장은 물값보다 싼 수액제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주변의 우려에 개의치 않고 ‘국민건강과 직결된 기초 수액제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회사경영 방침을 고수했다. 2003년에는 수액연구소를 설립해 차세대 수액제인 ‘3챔버 영역수액’(아미노산 포도당 지질을 3개 영역으로 구분,혼합할 수 있는 수액제) 개발에 착수했다.

2006년에는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1800억원을 들여 충남 당진에 ‘미국과 유럽 기준을 충족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수액제 전용 공장’을 세웠다. 2000년대 들어 수액제 개발과 생산에만 3000억원을 투입했다. 수액제 용기를 위한 별도 회사까지 만들어 제품차별화에도 힘을 쏟았다.

JW중외그룹은 연구 착수 후 8년 만인 올해 이 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 주도로 차세대 수액제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9월께 식품의약품안전처 판매허가가 나올 것으로 중외 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진공장 투자를 계기로 고부가가치 수액으로 전환할 수 있는 거점을 확보했고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됐다”며 “JW 로고가 찍힌 영양수액이 전 세계 병원을 누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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