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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인 유진자산운용이 30일 공시 규정 위반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유진자산운용이 보유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지분에 대한 공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운용사들이 대량 보유 지분 의결권 행사 및 공시 관련 규정 등을 대폭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응하기 버거운 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유진자산운용에 대해 의결권 행사 기간 미준수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키움스팩1호 등 스팩 5곳과 서진오토모티브, 포스코켐텍 등 기업 4곳의 주요 주주인데도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주총 4~5개월이 지난 26일에서야 늑장공시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펀드 등 집합투자자는 지분 5% 이상 또는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에 이르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주총을 하기 5일 이내에 의결권 관련 공시를 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년에 1~2건 발생하긴 하지만 이처럼 통째로 공시가 되지 않은 것은 예외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운용은 “스팩이나 스팩이 합병한 기업들과 관련된 게 대부분”이라며 “업무 담당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시가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자체적으로 관련 공시가 돼 있지 않은 사실을 발견해 조치한 것이라는 얘기다. 유진운용은 24일 금감원으로부터 부동산 펀드 운용을 부실하게 운용한 점이 적발돼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전체 인력이 20~30명 정도인 중소 운용사에서 일일이 관련 규정을 지키기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신 부장은 “펀드 등 집합투자기구의 경영현황 공시가 너무 많아 규정대로 처리하기 버거워하는 곳이 많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령에서 공시 대상을 대폭 늘려놔 걱정”이라고 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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