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발빼는 LG, 스마트폰 사업 집중키로
네트워크사업 칼빼는 삼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LG전자가 통신장비 사업을 접었다. 2000년 LG정보통신을 합병하면서 해당 사업을 시작한 지 13년 만이다. 스마트폰 같은 핵심 부문에 주력하기 위한 전략으로 통신장비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는 삼성전자와 비교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MC사업본부에서 해오던 통신장비 생산을 작년 말 중단했다고 30일 밝혔다. 이후 지난 2월까지 담당 인력 200여명을 MC사업본부 내 스마트폰 부문에 재배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웨덴의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과 합작해 만든 에릭슨LG에 공급하기로 한 계약기간이 끝나 통신장비 생산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00년 9월 LG정보통신을 합병하며 통신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생산한 통신장비 판매는 세계적인 장비 업체와 함께 설립한 업체에 맡겼다. 2005년부터 캐나다 노텔과 합작한 LG노텔에 통신장비를 공급했지만 2009년 노텔이 파산하자 2010년 에릭슨과 LG에릭슨이라는 조인트벤처를 만들었다. 그러다 작년 3월 LG에릭슨 지분 25%를 에릭슨에 매각, LG에릭슨 지분 25%만 보유했다. 사명도 에릭슨LG로 바꿨다. 동시에 LG전자 자체적으로 생산하던 통신장비 물량도 조금씩 줄였다. 2010년까지 분기당 1000억원이 넘었던 통신장비 매출은 작년 3분기부터 200억원대로 감소했다. LG전자는 통신장비 생산을 담당하던 인력을 모두 MC사업본부에 투입,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핵심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지난 3월 CD와 DVD 플레이어 등을 생산하는 디지털스토리지 사업도 합작사인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HLDS)로 넘겼다. 국내 디지털스토리지 판매를 맡는 일부 인력만 회사에 남기고 생산 및 해외 판매 인력 200여명은 모두 HLDS로 옮겼다.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9월 이건희 삼성 회장과 홍콩의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만나 네트워크 사업 제휴를 확대하기로 한 뒤 삼성전자는 청쿵그룹 산하의 통신회사인 허치슨 왐포아에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장비를 단독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 미국 일본 등 10여개국에 제품을 납품하며 세계 30여개 사업자와 협력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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