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명 중 1명이 겪는 질환, 손목터널증후군

입력 2013-07-29 16:59
수정 2013-07-29 18:04
프로그래머인 김성훈씨(36)는 업무특성상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을 하는 일이 많다. 많은 경우 하루에 12시간 가량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얼마 전부터 손이 저린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는데 점차 통증이 심해지고 밤에 잠을 자다 통증 때문에 깨는 일이 반복되자 병원을 찾았다. 김씨의 진단명은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온라인 취업 포털사이트인 ‘사람인’에서 직장인 95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직장인 중 28.3%가 손목터널 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마우스나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예전에는 중년 이후의 주부들에게 호발하던 손목터널증후군이 최근에는 사무직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가락의 주요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손목터널을 지날 때 눌려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이들에게 나타나는데 손목 사용이 많아지면 손목 인대가 두꺼워지고 두꺼워진 인대는 정중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손목을 다치거나 인대의 손상과는 달리 신경 압박으로 발생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손등과 새끼 손가락에는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손이 저리고 시큰거리며 통증이 느껴지고 감각이 무뎌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 초기 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정호욱 나누리인천병원 관절센터 과장(사진)은 “통증이 새끼손가락을 뺀 나머지 손가락 전반에 나타나게 되고 손바닥까지 저림 증상이 나타나다가 더 악화되면 팔까지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며 “신경이 압박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관절질환에 비해서 통증의 정도가 심하고 나중에는 물건을 잡는 것조차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기에 되도록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신경 손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 예컨대 증상이 가볍고 근육 위축이 없다면 소염제 등 약물요법, 손목터널 내에 국소 주사요법, 손목에 부목을 고정해 무리한 손목 사용을 방지하는 등의 보존적 치료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손바닥에서 엄지손가락 쪽 두툼한 부분인 무지구의 위축이 분명한 중증이나 신경손상의 정도가 심한 경우, 또는 3개월 이상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했는데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정 과장은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은 손목 부위에 약 2~3cm 정도의 절개를 통해서 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절개하고 터널 내 압력을 낮춰주는 수근관유리술이 대표적”이라며 “수술 시간은 약 5분~10분 정도로 최소의 상처를 남기고 절개하므로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정호욱 나누리인천병원 관절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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