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국정원 논란…대한민국 지성의 타락

입력 2013-07-28 20:00
수정 2013-07-28 21:36
국정원녀 댓글사건은 침소봉대
'NLL발언'은 황당한 말바꾸기
한국 '정치지성'은 어디로 갔나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작금에 벌어지는 국가정보원 관련 논란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한 수준에 이르렀다. 거짓과 억지주장이 사슴을 말이라고 해 나라를 멸망시켰던 2200년 전 진(秦)나라 조고(趙高)의 정치를 연상시킨다. 언론도 이제 검은 것은 검다고 단호히 보도해야 하고, 국민도 사실을 직시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

국정원 댓글사건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직원들에게 조직적으로 정치적 인터넷 댓글을 달게 해서 대선이 대단히 불공정해졌다고 민주당이 분노하는 사건이다. 그래서 야당은 국가기관을 동원한 부정선거사건으로 규정해 당력을 기울여 투쟁하고, 검찰은 국정원장을 기소하고, 국회는 국정조사를 진행 중이다.

실상을 보면 쥐 한 마리가 태산을 무너뜨렸다는 말이 따로 없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 9명이 3개월간 총 67개의 정치적 댓글을 게시한 것을 색출해냈다. ‘연평도 포격 잊었는가?’ ‘북방한계선(NLL) 사수’ 따위의 북한 관련 글들이 문제됐으며, 이 중 3건이 문재인을 거론해 비판했고 3건이 박근혜를 옹호했다고 한다. 어떤 목적인지 이들은 포털 점유율 71.9%인 네이버나 21.7% 다음은 제쳐 두고 방문자 순위 231위 ‘오늘의 유머’, 73위 ‘일간베스트’ 등 선거 효과가 없는 골수좌파, 골수우파 사이트에 게재했다.

과연 이런 것이 온 나라가 소동할 조직적 선거개입 범죄인지는 국민이 판단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에는 하루 수천수만의 정치적 댓글이 올라온다. 이런 67개 댓글에 단 한 명의 유권자라도 낚였겠는가. 그러나 대통령 후보였던 인물까지 “국정원 개입으로 대선이 대단히 불공정하게 치러졌다. 그 혜택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해명하라”고 말했다. 나라 꼴이 이 정도로 백치 수준이 된 것이다.

서해 NLL 논란은 10·4 정상회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이 NLL 포기를 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를 다투는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 회의록은 김정일이 포기라는 말을 네 번이나 했고 그때마다 노 전 대통령은 “NLL이 변해야 한다, 괴물 같다”고 맞장구를 쳤음을 보여준다. 노 전 대통령은 더욱 “다음 대통령이 뒷걸음치지 않게 쐐기 좀 박아 놓자”고까지 발언했다. 이런 명백한 정황을 “NLL 포기가 아니다”고 말하는 자들을 설득할 방법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처음 NLL 발언이 문제됐을 때 이재정, 김만복 등은 “NLL 얘기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대화의 존재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그 다음 국정원 기록이 공개되자 야당은 국정원 회의록은 훼손·왜곡될 수 있어 “원본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후 국가기록원의 원본이 사라지고 그 책임이 문제되자 다시 “국정원 원본을 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이제 야당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억지주장을 끝내자. 모든 의혹은 국정원 대선개입 국회조사에서 밝히자”고 성명했다. 이 황당한 말 바꾸기 시리즈가 바로 한국 야당의 현재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NLL 문제를 국정원 대선개입 조사에서 다룬다는 것은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국정원 댓글사건은 내용이 없는 먼지 같은 사건이다. 반면 NLL 사건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가안보와 국가품격을 그르쳤는가를 묻는 산(山)과 같은 사건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정상회담의 노무현 발언을 공개함으로써 수천만 국민이 처음으로 기막히고 굴욕적인 우리 대통령의 언행을 알게 됐다. 이번에도 행여 이 중대한 사건을 어물쩍 덮는다면 우리 국가지성이 두 번 죽는 꼴이 된다.

국정원이 정치개입을 하므로 국정원 국내 파트를 폐기한다는 말도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국정원은 국가안보 수호의 목적 때문에 존재하고, 국정원 폐지나 기능 축소는 친북좌파 등 대한민국 파괴세력들이 주장해온 것이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우려한다면 국정원을 악용하려는 정치가도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 가장 악독하고 파괴력이 컸던 국가기관 선거개입사건은 이회창 후보의 대선 때 검찰을 동원해 병풍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 ‘주범’격인 검찰청, 결과적으로 ‘나팔수’ 역할을 했던 일부 방송 보도국도 지금 모두 폐지됐어야 하지 않은가. 지성을 찾아보기 힘든 한국 정치가 안타깝다.

김영봉 < 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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