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 만에 이룬 갤럭시·쏘나타 신화
큰 그림 그려 '금융 거인'도 키워 내야
윤용로 < 외환은행장 yryun@ke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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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년대 중반 미국 유학 시절, 텔레비전 등을 사기 위해 가전제품 매장에 들르던 기억이 난다. 당시 매장 맨 앞줄은 소니 등 일본 상품들로 장식돼 있고 한국 제품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진열돼 있는 것을 보면서 늘 마음이 착잡해지곤 했다. 그 뒤 채 30년이 지나지 않은 요즘, 세계를 누비고 있는 한국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보면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이처럼 한국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다져나가고 있는 데 반해, 금융산업은 어떠한가? 기업의 국제화 수준을 보여주는 초국적지수(TNI)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은행들의 국제화 수준은 초라하기까지 하다. 미국이나 유럽 은행들의 초국적지수가 45~70% 수준인 데 반해, 한국의 은행들은 3.8%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장 글로벌화된 은행이라고 하는 외환은행의 경우도 11%에 불과하다.
금융에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의 탄생이 불가능한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금융업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 한 나라의 금융기관이 다른 나라에 진출해 현지인에 대한 소비자금융으로 성공하는 예를 찾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생각해보기로 하자.
국제적인 기업금융을 하려면, 세계적인 네트워크와 막강한 자금동원력을 갖춰야 한다. 자금이 필요한 글로벌 기업에 좋은 조건(낮은 금리 등)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달러 유로 등 기축통화)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일류 은행 중에서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의 은행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은행이 미국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자 하는 경우, 원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먼저 달러화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를 빌리거나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선진은행들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국 통화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미국이나 유럽의 은행들과는 경쟁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금융의 삼성전자’ 출현에는 이러한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불과 한 세대 만에 이룩한 제조업의 눈부신 도약을 생각하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믿는다.
지금부터라도 큰 그림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긴 여정에는 금융소비자인 국민들의 금융에 대한 애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용로 < 외환은행장 yryun@ke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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