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하계포럼서 티타임
기업 사기 높이기 잇단 발언
지난 27일 제주 해비치호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하계포럼 폐막 강연을 마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곧바로 기업인들과의 티타임 자리로 이동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문성환 삼양사 사장, 원종승 정석기업 사장, 이태영 태준제약 회장, 김광순 한국하우톤 회장, 최현규 한국콜마 사장 등이 현 부총리를 맞았다.
현 부총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기업하는 분들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옆에서 간접적으로 돕는 것이고 주도는 기업이 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사기를 높이는 발언을 이어갔다.
기업인들은 그의 발언을 반기면서도 불만사항을 쏟아냈다. 먼저 문 사장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창조적인 산업분야도 늘려야겠지만 굴뚝산업과 전통산업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가 특정 산업분야에 집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회장도 ‘정책의 쏠림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벤처산업 쪽만 강조하는데 (벤처 분야의) 실제 고용은 많지 않다”며 “또 연구개발(R&D)만 투자라는 인식이 있는데, R&D에 적게 투자하고도 부가가치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규제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실제 높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이 현장에선 안 된다”며 “공장을 지금보다 10ｍ 뒤로 지으려 해도 법이 너무 까다롭다”고 덧붙였다. 한 기업인은 최근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경제민주화법에 반대할 생각도 없고 공정거래법도 필요하다고 보지만 상법 개정안은 문제가 많다”며 “집행임원제 집중투표제 대표소송제 등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이 같은 기업인들의 지적에 “경제민주화 관련 법은 기업 입장에선 100%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국정과제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결코 기업 활동에 지장을 주려고 하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규제개혁 내용이 현장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감한다. 8월 초부터 현장 투어에 나서 기존에 발표한 투자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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