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로 필드 한바퀴?…땡볕 라운딩에 심장이 열받는다

입력 2013-07-26 17:17
수정 2013-07-26 23:55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여름 골프 심장마비 주의보

4~5시간 뙤약볕 아래 노출…장·노년층, 심장마비 위험
챙 넓은 모자·선글라스 쓰고 이동할 때면 골프카 타고 4홀마다 500㎖ 생수 한병씩
사우나 후 찬물에 들어가면 심근경색·뇌출혈 일으킬 수도



‘한방의약품의 선구자’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이 지난 24일 골프를 친 뒤 사우나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름철 골프를 즐기는 장·노년층 골퍼들의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앞서 여자프로골프 구옥희 선수가 이달 초 일본 혼슈 시즈오카현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 직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 사장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무더운 여름철에 장·노년 골퍼들 중 그린에서 퍼트를 하다 심장계통 이상으로 사고가 나는 일이 꽤 있다”고 말했다.

올여름(7~9월)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게 확장되면서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앞으로 더 무더울 전망이다. 요즘 같은 더위에 한번 게임에 들어가면 최소 4~5시간을 고온 다습한 풀밭에서 머물러야 하는 만큼 골퍼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사망원인 1위 ‘열손상→심장마비’

60대 초반의 골프마니아 김모 사장. 지난 주말 경기도 인근 골프장에서 운동을 하던 중 후반 5번 홀에서 큰 곤욕을 치렀다. 35도를 웃도는 폭염 때문이다. 당시 파 5홀에서 무사히 ‘쓰리 온’ 작전에 성공한 그는 그린에 올라가 퍼팅라이를 열심히 살피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무덥고 습한 열기가 확 올라오더니 가슴이 답답해지고 순간적으로 온몸에 한기가 일어났다.

도저히 게임에 집중할 수 없어 급히 들어간 그늘집에서 냉수 한 잔을 마시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즉시 골프장을 빠져나온 일행은 놀란 가슴을 안고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찰을 마친 의사가 내린 병명은 폭염에 의한 ‘열손상’. 예컨대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과 염분을 제때 보충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더운 여름날 골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열손상’의 대표적인 예다.

강형구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골퍼들은 열손상에 상시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장시간 운동을 하다 보면 자칫 근육경련이 일어날 수 있는데, 고온의 환경과 지나치게 많은 땀 배출은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상으로는 약 30초 간격의 근육경련이 일어난다는 것. 심할 때는 경련이 2~3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경련 발병 부위는 주로 팔, 다리 등 사지근육이나 복근, 배근(등근육), 손가락 굴근이다. 일상생활에서 이 부위를 자주 사용해 항상 피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0.1% 식염수를 마시게 하거나 경련이 일어난 근육을 마사지해주면 진정효과를 볼 수 있다.

◆뙤약볕은 멀리, 물은 자주

평소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퍼트할 때 큰 부담을 갖지 않는 로컬룰을 정하는 것이 좋다. 생애 베스트스코어나 홀인원 등의 진기록을 낸 후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큰 ‘내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열손상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렬한 뙤약볕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 점에서 운동을 하더라도 적절한 타이밍과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장시간 게임을 진행할 경우 자주 물을 마셔야 한다.

아침 일찍 또는 오후 늦게 운동시간을 잡는 것도 좋다. 햇빛에 과다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거나 챙이 큰 모자, 선글라스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호주의 ‘백상어’ 그레그 노먼이 카우보이 스타일의 모자를 쓰는 것은 단순한 멋 때문이 아닌 땡볕과 자외선으로 인한 열손상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선크림은 SPF지수 15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 라운드에 적어도 두세 번은 발라야 한다. 특히 라운드 중 갈증이 날 때 참는 것은 좋지 않다. 갈증을 느낀다는 것은 탈수증의 시초단계다. 통상 여름철 라운드 땐 하루 수분흡수량(1.5~2ℓ)의 두 배에 해당하는 4ℓ의 수분이 빠진다. 따라서 물은 4~5홀마다 작은 생수 한 병(500㎖)을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디찬 물보다는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찬물보다 시원한 물이 더 빨리 흡수되기 때문이다. 물과 함께 스포츠 드링크류를 먹는 것도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다만 냉커피 등 카페인류와 맥주는 탈수증을 야기할 수 있다. 간혹 그늘집에 정제 소금을 비치해둔 곳이 있다. 그러나 정제 소금은 몸에서 수분을 뽑아내므로 탈수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사우나 후 바로 찬물은 위험

평소 안 하던 운동을 한다고 골프카(카트)를 타지 않고 뛰거나 18홀 내내 걷는 것은 좋지 않다. 골프카를 타고 이동하면 체력을 보충하면서 햇볕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고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또 날씨가 무더울 때는 평소의 7번 아이언 거리를 8번 아이언으로 보낸다는 마음을 가지는 게 좋다.

라운딩이 끝난 뒤 사우나를 하고 곧바로 찬물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특히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60대 이상 고령층은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강 교수는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돼 순간적으로 혈압이 오르고 심장에 부담을 줘 심근경색증, 뇌출혈이 생길 수 있다”며 “종종 사우나를 한 뒤 찬물에 들어가면 힘이 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 기운이 나는 것처럼 느껴질 뿐 건강에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 = 강형구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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